올해 마지막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참가자들이 곶자왈을 걷고 있다. 강희만기자 벵뒤굴·전세미못·곶자왈 등 곳곳 누비며 만끽 좀처럼 보기 어려운 양하열매 만나는 행운도 아쉬움 속에 올해 에코투어 마무리·내년 기약 겨울에 접어든 12월의 에코투어 탐방은 낯선 기분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매서운 바람을 비롯해 비와 눈이 섞인 궂은 날씨에 이은 '동장군' 조차도 탐방의 열기를 식힐 순 없었다. 오히려 눈이 내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진 않을까하는 기대감속에 지난 8일 제15차 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가 진행됐다. 낙엽이 없어 썰렁할 줄 알았던 나무 끝자락엔 남오미자·댕댕이덩굴·나도은조롱·노박덩굴 열매 등이 자신만의 화려한 색을 뽐내고 있었다. 거문오름 용암동굴 중 하나인 벵뒤굴과 연결된 동굴 벵뒤굴을 지나자 웃바메기오름의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났고, 탐방객은 숨을 고르며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정상에 다다를 즈음엔 눈발도 날렸지만 탐방객들은 추위도 잊은 채 제주 겨울의 풍광을 마음껏 감상했다. 오름을 내려오는 길은 또 조심스러워 매서운 겨울 바람을 안고 올라, 다시 그 겨울 바람을 안고 내려왔다. 양하열매. 남오미자열매. 노박덩굴열매. 이번에는 팽이·느타리·모기 등의 식용 버섯이 곳곳에 펼쳐졌다. 겨울엔 독버섯이 적지만 그래도 함부로 따거나 먹으면 안된다는 주의를 들으면서 탐방객들은 너도나도 사진에 담았다. 버섯과 함께 달래도 여기저기서 발견돼 캐지 못해 아까워하는 탐방객들의 아쉬움을 더해 주었다. 제주도만의 특이한 형태의 숲인 곶자왈이 왜 생태계의 보고이자 비밀의 숲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얼마 가지 않아 붉은 색의 양하열매도 눈에 들어왔다.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은 "양하는 많이 볼 수 있어도 정말 보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양하열매"라면서 "트레킹을 다니면서도 본 적이 드문데 이번 참가자들은 운이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점심을 먹고 간단한 자기 소개와 함께 이권성 소장에게서 가장 높고 낮은 오름이나, 삼무공원이 배두리오름이라는 등의 간단한 오름 상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이어 곶자왈을 나와 억새가 핀 길을 지나 목장길과 초원에 들어서자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또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목초지라 평탄한 길이 이어지면서 걷는 여유도 생겼지만 코스 종착점이 다가올수록 탐방객의 아쉬운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친구들과 함께 에코투어에 처음 참가했다는 김혜정(61·여)씨는 "안내자가 없으면 찾을 수 없는 곳을 친구들 외에 모르는 사람과 함께 이야기하고 다닐 수 있어서 정말 마음에 꼭 드는 투어인데 올해 마지막이라는 게 너무 아쉽다"며 "겨울에도 운치가 있는 것 같은데 이 참에 코스를 개발해 계속 이어서 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번 에코투어가 40번째라는 박경종(64)씨는 "에코투어를 다닌 지 4년째인 올해 처음으로 15회 만근을 해서 감회가 새롭다"며 "원래 제주 자연과 산을 좋아하고 걷는 걸 좋아하지만 특히나 에코투어가 재밌고 매력이 있기 때문에 매년 에코투어를 신청해 참가하고 또 언제 갈지 기다리는 재미도 느낄 정도로 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코스 종점에 도착하자 탐방객들은 아쉬움을 못내 감추지 못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약 10개월간의 '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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