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완공해 명목을 이어가는 (주)동문시장에는 50여년 레시피를 이어가는 국수집과 시장 설립 초기 주요 품목이었던 포목 등 혼례용품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여전히 영업 중이다. 최근 2층에는 마카로 전문점과 헤어클럽, 흑백사진관 등이 들어서 새로운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선사한다. 혼례용품 점포들 옛모습 그대로 50여년 전 레시피 간직한 국수집 2층 헤어클럽·흑백사진관 탈바꿈 호떡노점상 환경따라 조금씩 변화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됐지만 주중이나 주말이나 사람들은 일하느라 즐기느라 여전히 바쁘다. 그래서 다양한 제품을 한번에 구입할 수 있는 대형마트를 선호하게 된 것일까. 그런데 우리가 지금 재래시장이라 부르는 동문시장도 50여년 전 준공할 때만 해도 시장과 백화점을 절충한 제주 최초의 근대 상업 건축물이었을 만큼 세련된 외관과 내용을 자랑했다. 반백년 시장 이야기가 깃든 이곳이 요즘 주말 나들이에 적한한 곳으로 다시 입소문이 나돌고 있다. 동문시장의 명맥을 유지하게 한 원동력 중에선 국수집을 빼놓을 수 없다. 건물이 완공된 해인 1964년부터 어머니가 국수집을 열었다는 금복식당 주인 이영식씨(66)와 김숙희씨(64) 부부는 딸과 함께 54년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건물은 완공됐는데 준공검사는 계속해서 미뤄지자 어머니가 다른 상인들과 함께 먼저 입주해 국수집을 열었지요. 국수 한그릇에 15원하던 시절, 도내 매일시장은 이곳이 유일해 많게는 6~7개 국수집이 성업을 이뤘어요." 지금은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동진식당과 함께 두 곳이 남아 30~40년 단골과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국수집 안에는 올해 100세를 맞은 어머니 김필선 할머니의 사진, 며느리 김씨가 1976년 3월 19일 발급받은 영업허가증이 가보처럼 붙어 있다. 메뉴판 속 '잔치국수 4000원'을 보고 물으니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당당한 답변이 마음을 울린다. 50여년 전 조미료도 없을 때의 레시피를 간직한 음식이다. 이씨가 3년 전 개발하고 작명한 '비비고(비빔고기국수) 6000원'도 구미를 당긴다. 조리대 위에서 불에 그을리면서도 생명력을 이어가는 국수 보관함은 이씨의 아버지가 40여년 전에 사오기나무(벚나무)로 만든 작품이다. 동문시장은 많은 것이 이야기로 귀결된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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