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商나라는 만물숭배가 성행했다. 산하, 일월성신, 지신 등 자연신은 물론이고 조상신도 경배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모든 신의 꼭대기에 모든 것을 주재하는 신 '제帝'가 있다. 갑골문 예악지방(禮樂之邦). 예악은 종법제 등의 토대 예에 관한 주요 경전 삼례 주례·의례·예기로 구성 상을 대신한 주나라 역시 예악을 중시했다. 하지만 주는 상과 달리 천자가 천명을 받아 직접 다스리는 왕자王者의 나라였다. 신은 더 이상 주재할 수 없으며, 인격화된 천자로 대체되었다. 주재신主宰神에서 인격신人格神으로 바뀐 것이다. 당연히 점복을 맡는 무사巫史가 아닌 태사와 태보 등 치국의 보좌진이 중요했다. 구족의 명칭과 복상 규정도인 구족오복(九族五服). 고대 중국사회는 천자부터 하위 귀족인 사士 및 일반 서민들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거대한 가족이었다. 혈연에 따른 가족은 남녀로 구분되어 혼인으로 연결되고, 항렬에 따라 장유長幼로 구분되어 서열이 확립되며, 친소원근親疏遠近에 따라 사돈에 팔촌까지 펼쳐지고, 적서嫡庶에 따라 분명한 차별이 존재한다. 국가 역시 마찬가지로 장유와 적서에 따라 분봉이 이루어지고, 등급과 관직이 구분된다. 후한(後漢) 정현(鄭玄)의 '주례주(周禮注)'. 예악, 특히 예에 관한 중요 경전은 삼례三禮, 즉 '주례周禮', '의례儀禮', '예기禮記'이다. 우선 '의례'는 공자가 편집하여 제자들에게 가르친 일종의 교과서로서 고대 의례를 집대성한 책이다. 전체 17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예기·예운禮運'편에서 공자는 관혼상제冠昏喪祭와 조빙향사朝聘鄕射 여덟 가지를 '예의 도리(禮之經)'라고 말했는데, '의례' 17편은 바로 이 여덟 가지를 언급한 것이다. 우리들에게 친숙한 관혼상제冠婚喪祭에 관한 예의는 물론이고, 귀족들의 상호 예방, 음주, 연회, 활쏘기, 천자 알현 등 다양한 예절과 의식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납채納采, 납길納吉, 납징納徵, 문명問名, 청기請期, 친영親迎 등 혼인 과정을 참고하려면 '사혼례士昏禮'를 보면 되고, 주나라 제후들이 천자를 알현할 때 정보를 알고 싶으면 '근례覲禮'를 보면 된다. 호북성 수주(隨州) 증후을(曾侯乙, 증나라 제후 을)의 묘에서 출토된 청동 편종. 주례는 단순 예절서 아니 법체계 마련 안된 주나라 예는 곧 사회와 행정규범 '주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예절이나 규범에 관한 책이 아니다. 서주 시대의 각종 예기(禮器). '예기禮記'는 '의례'나 '주례'와 또 다르다. 논자들은 '예기'가 전국시대에서 서한西漢까지, 다시 말해 '예붕악괴禮崩樂壞'의 시대부터 '예악부흥'의 시대까지 일련의 예에 관한 논의들을 수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혼례昏禮', '빙의聘義', '상복소기喪服小記'처럼 고대 예의제도에 대한 설명도 있다. 하지만 '의례'에는 없는 '월령月令'(고대 월력月曆)', '악기樂記'등은 물론이고, 상당히 체계적이고 철리적인 논문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용'과 '대학'이다. '대학'은 세 가지 강령과 팔조목八條目을 중심으로 사람이 배워야할 근본도리와 방법론 등을 설명하고 있으며, '중용'은 인간 내적인 도덕본성에 대한 자각과 성정의 표현과 절도에 대해 논구하고 있다. 이는 예의 본질과 도덕윤리를 핵심으로 하는 학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희는 두 편을 빼내 '논어', '맹자'와 더불어 사서四書로 엮었다. 예는 사람이 행하는 모든 행동의 준칙이니 "예는 행하는 것이다(禮, 履也)"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예기''내칙內則'에 나오는 부녀자의 도를 살펴보자. 증후을 묘 출토 모습. 인용문에 나오는 며느리는 여자이고 자식이다. 예의 수혜자가 아니라 봉사자이다. 봉사의 모습이 거의 가사 노동자 수준이다.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를 다해야 한다. 그렇다면 부모는 자식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애로워야 한다. 엄격한 차별과 상명하달上命下達의 질서체계인 예악제도에 '인仁'을 넣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중시한 공자가 주창한 말이다. <심규호·제주국제대 석좌교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