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꿈과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능도 필요하지만 여기에 간절함이 더해져야 빛을 발한다. '간절하다'는 '정성이나 마음 씀씀이가 더없이 정성스럽고 지극하다'라는 의미다. '핫식스' 이정은6에게 잘 어울리는 단어다. 그녀가 최근 LPGA 투어 최고 권위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부모에 대한 애틋함과 첫 승에 대한 간절함의 결과다. 국내무대를 장악했던 그녀였지만 가족사에 대한 내용은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눈물바다를 만들었던 이번 대회 시상식 이후 그녀의 사생활이 알려지며 그 화려한 우승 뒤에 숨겨진 말 못할 고통도 알게 됐다. 4살 때, 가장이던 아버지(이정호)가 교통사고로 중중 장애인이 되고 만다. 경비 충당을 위해 살고 있는 아파트마저 담보를 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서 골프 입문은 시작됐다. 레슨 프로가 돼 가계에 보탬이 되겠다는 꿈은 작지만 여린 소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그 간절함은 세계무대 위에 우뚝 서게 하는 힘이 됐다. 전 재산을 걸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장애인 차량으로 자신의 골프 연습이 동행했던 부모의 믿음은 그녀를 더욱 단단하게 키워냈다. 그녀는 모든 역경을 이겨내며 국내에 이어 세계무대를 평정하면서도 늘 부모 걱정이 먼저인 효녀다. 참, 감동이다. IMF시절 박찬호와 박세리가 그랬듯이 이들의 승전보는 실의에 빠졌던 온 국민에게 큰 힘을 줬다. 스포츠의 힘은 대단하다. 하지만 지난 4일 스포츠혁신위원회가 발표한 학교체육에 대한 권고안은 그야말로 현장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배제한 '탁상행정'이다. 체육은 예체능 가운데 하나다. 당연 개인의 재능이 중요하다. 선수에게 있어 결실은 이러한 재능 위에 수많은 땀과 눈물이 보태져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가장 상식적인 문제를 체육행정은 망각하고 있어 아쉽다. <백금탁 교육문화체육부 부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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