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함 속 햇살이 달가운 발걸음 궷물오름 중턱에서 마주한 샘물 안개덮인 오름풍경 색다른 매력 산딸나무·갈매기난초 자태 탄성 새벽까지 보슬비가 내린 지난 15일 올해 네 번째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가 진행됐다. 이번 에코투어는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에 위치한 궷물오름을 출발해 족은노꼬메와 그 둘레길, 숲길, 고성천, 산세미오름을 탐방하고 산록도로로 내려와 마무리하는 코스였다. 본격적인 산행에 오르기 전 궷물오름 주차장에서 몸풀기에 나선 참가자들이 쌀쌀한 아침 날씨에 준비해온 겉옷을 꺼내입었다. 그러나 찬 공기는 이내 가벼운 준비운동과 오름에 대한 기대로 데워졌다. 탐방에 나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 위를 덮어 햇볕을 가려주는 나무에 고마움까지 느껴졌다. "이 샘은 '궷물'이라고 합니다. '궤'는 땅속으로 파인 굴을 뜻하는 제주도 말입니다. 궷물은 고여있는 물을 뜻하죠. 산수국 길을 걷고 있는 탐방객들. 강희만기자 그는 설명에 이어 궷물 주변에 자라난 산수국들을 가리켰다. "지금부터는 수국의 계절입니다. 수국은 아주 제각각이고 푸른색 붉은색 다양한 색이라 제주도에서는 '도체비꽃'이라고도 불려요. 산수국도 색계통이 다양해서 수국과 마찬가지로 도체비꽃이라고 불립니다." 갈매기난초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른 정상. 큰노꼬메와 족은노꼬메가 안개 사이로 모습을 감췄다 드러내기를 반복했다. 특히 족은노꼬메의 모습은 여름 오름이 가지는 푸르름이 선명하게 닿을 듯 눈에 밟혀 다음 코스에 대한 즐거운 기대를 더했다. 꽃이 활짝 핀 산딸나무. 산이 주는 선물을 누리며 올라가는 길은 이날 코스 중 제일 높다는 족은노꼬메의 명성만큼이나 가팔랐다. 그러나 땀을 닦아가며 정상을 밟자 고단함을 격려라도 하듯이 한줄기 햇살이 가까이 선 큰노꼬메오름과 푸르게 물들어가는 오름들을 비추고 있었다. 궷물오름 중턱에 위치한 샘물 퉁둥글레 용인에서 3개월 전 제주도에 내려왔다는 전용년(56)씨는 "직전에 처음 참여했던 3차 에코투어가 만족스러워 바로 이어 또 신청하게 됐다"며 "새로운 길을 오르고 설명도 풍부해 이번에 같이 참가하지 못한 남편이 아쉬워했다. 다음 번에는 남편과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에코투어에 참여한 정재후(74)·유인자(68) 부부는 "수국길로 유명한 오름이라 들어서 기대했는데 아직 덜 핀 산수국과 안개가 아쉬웠다"며 서운함을 내비치면서도 "오름을 자주 오르는 편이지만 새롭게 좋은 길을 알고 싶어서 신청한 투어에서 해설을 통해 식물의 이름도 알고 다양한 꽃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오는 29일 진행되는 5차 에코투어는 남조로~바농오름~목장길~큰지그리오름~태역밭길~교래곶자왈~태역밭길~민오름~숲길~명도암 삼거리를 탐방한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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