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양심의 기원과 진화 '죄책감'과 '수치심' 비교 다윈의 '자연선택'에 따르면 주변 환경에 적합한 개체는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트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개체는 도태된다. 어찌 보면 단순한 이 통찰 하나가 자연에 대한 서구의 관념을 뒤바꾸고 인간의 시야를 우주로 확대시켰다. 다윈의 또 다른 대담한 가설은 도덕적 행동과 인간 양심의 기원으로 이어진다. 제인 구달 연구 센터의 소장이자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 인류학 및 생물과학 분야의 교수인 크리스토퍼 보엠은 '도덕의 탄생'에서 지난 600만 년에 걸쳐 이타주의와 집단적 사회 통제가 발달하는 과정을 추적해 개체들이 집단 안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도록 하는 정교한 방어 매커니즘이 바로 우리의 도덕 감각이라는 이론을 제안한다. 저자에 따르면 바람직한 삶을 일궈내는 방법으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악한 사람을 벌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도덕적인 행동을 적극적으로 칭찬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옳고 그름의 감각을 구성하는 인간의 감정을 설명하기 위해 '죄책감'과 '수치심'을 비교한다. 죄책감이나 그와 비슷한 도덕적인 단어들은 수렵채집자와 부족민을 포함한 여러 언어에 등장하지 않는다. 반면 부끄러움에 대한 단어는 어떤 언어에나 등장하고, 수치스러운 느낌은 인간의 보편적인 생리적 반응과도 직접 연결된다. 수치심은 얼굴 붉힘이라는 도덕적인 반응에 의해 촉발되지만 죄책감은 이런 물리적인 상관물을 갖지도 않는다. 인간의 양심에 대한 진화론적인 기초를 다룰 때 수치심은 핵심적이고 보편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도덕과 수치심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특이한 사람'인 사이코패스를 동원한다. 사이코패스가 결코 완전히 도덕적일 수 없는 이유를 "첫째, 이들은 외부를 향한 감정적인 연결고리가 없으며, 그래서 사회의 규칙을 내면화할 수가 없다. 둘째, 이들은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결여되었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저자는 인간이 '그럭저럭'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어울려야 하며, 그 덕에 이타주의자들이 생존하도록 '선택'된다고 주장한다. 인류의 도덕적 기원에 대한 이 같은 탐사가 눈앞에 닥친 전 지구적 문제의 해법을 알려줄지도 모르겠다. 김아림 옮김. 리얼부커스. 2만8000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