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농촌마을 관광대학 들어서며 변화 시시각각 변화 사이로 정겨운 옛 풍광 남아있어 인구 급증으로 늘어난 민원·소통 단절은 문제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평화로 초입으로 들어서면 풍경은 금세 바뀐다. 하늘도 나무도 바다도 각자의 색을 머금고 있다. 회색빛 콘크리트에 쌓여 사는 도시인들에게 이 같은 자연의 색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에너지로 다가온다. 제주도청에서 서쪽으로 11㎞ 지점 관광대학교를 지나 광령2리 교차로로 진입하면 아담한 마을이 나온다. 나무들 사이로 드문드문 자리 잡은 집들이 적당히 자연과 조화를 이뤄 여유롭다. 서귀포로 향하는 자동차들이 속도를 내고 달리는 평화로에서 불과 몇 백 m만 내려오면 이런 한가함이 자리한다. 최근 전원주택지로 주목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옛 모습을 간직한 마을풍경 광령리는 전형적인 중산간 마을로 농가 90%가 감귤농사를 지었다. 이런 한가한 농촌 마을에 변화를 준 것은 마을 초입에 들어선 관광대학교이다. 학교 뒤편으로 원룸과 학생식당 등이 들어서며 조금씩 달라졌다. 최근엔 이주민이 급증하며 마을풍경이 확 바뀌는 중이다. 마을안길에 아담한 펜션이 들어서고 작은 카페들도 생겨났다. 마을 도로변으로 크고 작은 공장이나 창고들이 많은 탓에 설핏 공업단지 느낌도 나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과수원을 끼고 도는 고불고불 돌담길의 정겨운 매력은 제주를 찾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덕분에 고내포구에서 출발하는 올레16코스가 광령2리 청화마을을 지나 마을 안길을 따라간다. 골목길에 화사하게 핀 수국 곳곳에 전원주택이 들어선 마을전경 마을의 중요한 식수였던 거악대물.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마을 일에 나서서 일을 해야만 한다. 마을길을 포장하고 생활용수 관정과 농업용수 관정을 새로 연결해 물 부족 현상도 해결하고 있다. 이런 일에 팔을 걷고 나서는 것은 이장과 마을 자생단체장들이다. 이 사람들이 있기에 마을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 어려운 시기 마을의 기틀 마련을 위해 공동으로 일궜던 일들은 더 많다. 길을 닦고 마을회관을 건립하고 위의 사례처럼 땅을 기부채납 하는 등 마을자산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점차 이 같은 사실을 잊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무관심은 결국 갈등이 되고 있다. 최근 전원주택지로 각광받는 모든 지역의 문제이기도 하다. 마을 사람들의 원성을 토착 지역민들의 텃새라 생각지 말고 마을이 가꿔지기까지 긴 시간 많은 손길들이 있음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한 번쯤 이 땅에 터를 내리고 살았던 이들의 과거를 기억해 준다면 서로 조금씩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뷰] 신영필 광령2리장 "원주민·이주민 소통 기대" 신영필 광령2리장 5~6년 전부터 마을이 급속히 팽창하는 추세다. 평화로와 중산간서로의 확장으로 마을 접근성이 좋고 노형동과 가까워 시내진출이 용이한 것이 이유인 듯하다. 그러다 보니 현재 마을회관 앞 도로의 자동차 통행도 많아졌다. 하귀쪽 거주자들도 평화로 진입 시 대부분 이 길을 이용한다. 작은 마을길이었는데 갑자기 늘어난 차량 통행으로 안전이 걱정된다. 도로 주변으로 인도가 확보되지 않고 보호시설도 없어 사고의 위험이 늘었다. 이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안내판 등의 추가 설치로 길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마을에 유입인구가 늘어나 마을이 활성화되는 측면도 있으나 기존의 마을주민들과 이주민 간의 소통과 화합에는 약간의 애로사항이 있다. 지금은 마을인구의 비율보다 이주하신 사람들이 훨씬 많아지는 추세이다. 전원에서 조용히 지내시길 원하시거나 세컨하우스 개념으로 오신 사람들도 많아 마을 행사에 참여하는 등의 교류가 드물다. 그래도 마을체육대회나 행사에 같이 참여하여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마을남쪽으로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인데 각종 인프라 부족으로 걱정되는 바도 많다. 기존 마을주민들과의 논의를 통해 앞으로 야기될 수 있는 교통, 환경 등의 여러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 <여행작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