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국수. 송은범기자 2~3일 숙성 거친 '돔베고기' 참맛 감칠맛 육수·쫄깃한 육질은 ‘찰떡’ 보말·돔베고기 아우르는 비빔국수 어릴 적에는 지금처럼 주변에 고기국수를 파는 곳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게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마저도 술을 마시는 어른들을 상대로 저녁 무렵에나 문을 여는 포장마차 같은 곳이었다. 초등학생이었지만 가끔 그 곳에 갔다. 아버지가 술을 마셨을 때 데리고 간 것인데, 담배와 술냄새, 고함소리로 뒤엉킨 상황에서도 고기국수는 상당히 맛있었다. 이 때가 아니면 언제 먹냐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그랬던 고기국수가 현재는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해 어디서나 쉽게 맛볼 수 있게 됐다. 흔해진 탓인지 그 시절처럼 맛있는 고기국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한면가는 한문승(39·사진 오른쪽)씨와 한문식(46)씨 형제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면가는 2016년 11월 오픈해 이제는 나름 소문난 맛집이다. 주인장 한문승(39)씨에게 짧은 시간 동안 가게가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국수를 만들 때 항상 '초심'과 '열정', '혼신'이라는 세 단어를 떠올리자고 다짐했고, 지금도 이 단어를 생각하며 요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 마음을 손님들이 조금이나마 알아주신 것 같아요. 아, 한면가는 한(韓)씨가 국수(麵)를 만드는 집(家)이라는 의미로 지은 이름입니다." 비빔국수 "돼지고기는 가장 최근에 도축한 것을 받아 숙성고에서 2~3일 재워둡니다. 이후 고기를 삶아 불필요한 기름을 제거한 뒤 다시 숙성을 시키면 잡내가 나지 않는 담백하고 쫄깃한 돔베고기가 완성되지요. 육수는 돼지뼈를 하루 정도 물에 넣어 핏물을 빼고, 직접 불순물을 제거한 뒤 12시간 동안 삶는 데, 매일 만들어도 항상 같은 맛이 나올 만큼 자신이 있습니다." 한문승 사장에게 고기국수와 비빔국수, 돔베고기를 부탁했다. 그러자 테이블에는 얇게 썬 돔베고기가 도마처럼 생긴 나무접시에 담겨져 나왔다. 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국수와 보기에도 상큼해 보이는 비빔국수도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돔베고기 다음은 먹기 좋게 얇게 썬 돔베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었다. 잡내나 느끼함이 없이 육감(肉感)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귀한 특수부위를 먹는 기분이었다. 주인장이 강조하던 '숙성'이 허풍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이밖에도 비빔국수에는 얼음물에 데쳐 쫄깃한 소면과 돔베고기, 보말, 상추, 깻잎, 오이 위에 새콤한 초장 소스가 올려졌는데, 고기의 육감과 보말의 바다 내음이 충돌하지 않고 입 안에서 잘 어우러졌다. 한면가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2503-9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영업시간(수요일 휴무)은 평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주말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다. 메뉴는 고기국수 1만원, 비빔국수 1만2000원, 돔베고기 2만2000원이다. 문의=064-782-3358.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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