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관광객의 급증과 부동산 활황으로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일명 땅부자들이 생겨났고, 관광관련 업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여기에 인구유입에 의한 집값 상승은 물론 자동차 증가에 따른 교통 체증 및 쓰레기 포화 등의 각종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며 제주사회는 요동쳤고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되는 제주의 경제지표는 '광풍' '열풍'으로 포장됐던 것과는 달리 갑자기 그 열기가 식어버리면서 '부작용'의 현실을 대변한다. 특히 동종업체 간의 과당경쟁에 따른 소득 저하 및 부채 증가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줄줄이 고사위기에 놓였다는 분석들이다. 특히 편의점은 과포화 상태로 가장 심각하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제주지역 유통업 환경변화에 따른 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편의점 수는 2009년 250개에서 2017년 955개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른 도내 편의점의 실질포화지수는 194로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아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크게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기업 브랜드로 운영하면서 24시간 개점, 매출액 유지 등의 각종 부담도 커지면서 이래저래 업주들의 한숨만 커지고 있다. 실제 편의점 수익은 하루종일 부부가 운영하더라도 일반 직장일들의 평균 연봉에도 못 미치는게 현실이다. 반면 면세점 매출은 크게 늘며 대조적이다. 매출액은 최근 분기별(3개월) 30% 이상씩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른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 1조3000억원에 이른다. 중국의 기업형 대리구매인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당분간 지속된다는 전망이다. 그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의 사태가 벌이지고 있는 제주의 유통현장이다. 여기에 주목할 만한 내용이 또 하나 있다. 2010년 말 996개에 불과하던 제주지역 관광사업체는 올해 상반기 기준, 2034개로 갑절정도 늘었다. 그러나 현실은 여행업계, 관광숙박업 등의 과당경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10년간 제주경제는 '관광객'과 '부동산'이라는 2개의 키워드 속에 요동쳤다. 그러나 광풍이 몰아친 후, 제주의 모습은 어떤가. 제주땅이 난개발로 여기저기 찢기고, 대형 업체들의 돈벌이 장으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공기업까지 가세하고 있으니 참으로 난감하다. 올해 제주 집값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분양 주택 속출, 민간건설경기 침체, 건설·음식숙박업 자금사정 악화, 농가소득 감소 및 부채 증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세부담 증가, 제조업 전망 악화, 0%대의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저물가현상' 등등. 이러한 악조건에서 제주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반성과 각성, 그리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누가 도와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의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여기에 행정이나 관련기관에서의 '지원사격'도 필요하다. 이들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인 각종 지도 및 컨설팅 등을 통한 자립기반 만들기 지원에 더 주력해야 한다. 도민들이 낸 세금을 가장 어려운 곳부터, 가장 적절한 곳과 시기에, 다시 도민에게 돌려줘야 하는 자신들의 본분을 잊어서는 안된다. <백금탁 경제산업부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