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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8)5·16도로~숲길~백록계곡~웃빌레도~한라산둘레길~숲길~선돌계곡~선돌선원~선덕사~5·16도로
계곡 따라 걷는 숲길… 아기자기한 풍경이 주는 즐거움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입력 : 2019. 08.20. 00:00:00

백록계곡을 가로질러 가는 길인 웃빌레도. 이상국수습기자

나무가 우거진 숲 청량감이 가득
시원한 물소리·거대한 바위 자태
계곡 가로질러 가는 길 웃빌레도
하늘로 솟은 깎아지른 선돌 웅장

한여름의 볕을 가려주는 울창한 숲과 곳곳에 핀 형형색색의 야생식물, 그리고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 계곡을 따라 걷는 길에서 마주한 아기자기한 풍경들은 여름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줬다.

지난 10일 올해 여덟 번째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가 진행됐다. 이번 에코투어는 5·16도로 효명사 입구에서 출발해 백록계곡, 웃빌레도, 한라산둘레길, 선돌계곡, 선돌선원, 선덕사까지 이어지는 코스였다.

이날 태풍 '레끼마'의 간접 영향으로 날씨가 좋지 않을까 걱정하던 참가자들은 투어 시작점인 효명사 입구에 도착하자 그새 표정이 밝아졌다. 걱정과는 달리 비도 오지 않는데다 덥지 않고 비교적 선선하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안전요원에 따라 준비운동으로 가볍게 몸을 풀어준 뒤 바로 길을 나섰다.

길잡이로 나선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은 "이번 탐방코스는 백록계곡을 따라 올라가 선돌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 곳은 물이 풍부하고 귀한 야생화와 난초가 자생하고 있어 여름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백록계곡의 운치를 즐기는 참가자들

백록계곡으로 가는 길.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긴 건 나무로 우거진 숲이었다. 짙은 녹음을 품은 나무숲으로 들어서자 시원함이 온몸을 감쌌다. 바닥에 나뭇잎이 널브러진 숲길을 따라 좀 더 깊숙이 들어가니 백록계곡이 모습을 드러냈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널린 채로 길게 늘어선 계곡의 비경이 운치를 더했다. 30분쯤 걸었을까. 콸콸 흐르는 계곡물 소리에 참가자들이 가던 걸음을 멈췄다. 참가자들은 맑은 계곡물에 손을 담가보기도 하고 커다란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잠시 땀을 식혔다. 한편에서는 숲길에 있는 무엽란 씨방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냈다.

웃빌레도에서 본 초록잎 사이로 물든 단풍

다시 걸음을 내디뎠다. 양옆으로 조릿대가 무성한 길을 따라 올라 웃빌레도에 다다랐다. 백록계곡에서 한라산둘레길을 가려면 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이때 지나는 길이 바로 웃빌레도이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보이는 제각각의 바윗돌, 그리고 그 틈에 고인 물에 비친 초록의 나뭇잎과 그 잎들 사이에서 홀로 빨갛게 물든 단풍. 신비를 품은 웃빌레도의 풍광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웃빌레도를 가로질러 한라산둘레길로 향했다. 돌멩이, 나뭇잎, 나뭇가지가 어우러진 숲길을 따라 걷던 참가자들이 어디론가 모여들었다. 신기하게 생긴 커다란 버섯을 바라보며 참가자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이 버섯은 '접시껄껄이그물버섯'입니다. 버섯 뒷부분이 그물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렇게 이름이 지어졌다고 해요." 호기심이 가득한 참가자들의 표정에 이권성 소장이 설명을 더했다.

접시껄껄이그물버섯을 카메라에 담는 참가자들

숲길에 갑자기 안개가 밀려왔다. 서늘한 기운도 뿜어져 나왔다. 선돌계곡이 시작된 것이다. 계곡을 둘러싼 나무 그늘 아래 거대한 바위들이 위용스런 자태를 드러냈다. 선돌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다소 험했다. 하지만 계곡을 바로 옆에 두고 걷는 길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시원한 물소리와 으름난초, 애기버어먼초, 싸리버섯, 노린재동충하초 등 곳곳에서 마주한 다양한 모양의 나무와 식물들이 귀와 눈을 즐겁게 했다.

으름난초 씨방

싸리버섯

선돌계곡에서 내려와 향한 곳은 선돌선원. 선돌 중턱으로 오르니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누군가는 하늘로 길게 솟은 절벽의 비경을 만끽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절벽 앞에 있는 부처상에 소원을 빌기도 했다. 선돌 중턱에서 내려오니 수련이 가득한 작은 연못이 우리를 반겨준다. 아쉬움에 잠시 뒤를 돌아봤다. 병풍처럼 펼쳐진 자연의 풍광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았다.

선돌선원 중턱에 있는 절벽

이날 에코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경기도 일산에서 온 김경녕(60)씨는 "휴가에 맞춰 아내와 함께 참여하게 됐다"며 "제주에 와서 올레길, 오름도 가봤지만 에코투어는 신선한 느낌이다. 제주의 깊은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의 아내인 정순택(58)씨는 "에코투어는 적당히 도전적이고 탐방 내내 전문적인 해설이 더해져서 좋은 것 같다"며 "혼자가 아닌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매력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4일 진행되는 제9차 에코투어는 1100도로~영실주차장~하원수로길~고지천~언물~표고밭길~궁산천길~한라산둘레길~법정사를 탐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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