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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 맛집을 찾아서] (181) 제주시 연동 '유메'
튀김덮밥의 신세계… '겉바속촉'의 정석
이소진 기자 sj@ihalla.com
입력 : 2019. 09.27. 00:00:00

중국식으로 재운 돼지고기 구이가 올려진 차슈동. 이소진기자

스페셜·에비·유메텐동 등이 대표메뉴
기호에 따라 맛있게 먹는 방법 소개
여유로운 식사 가능한 '혼밥' 콘셉트


텐동(튀김덮밥). 밥 위에 튀김을 얹어 먹는 일본식 덮밥이다. 음식에 국적이 따로 있을까. 한일 외교 문제도 잊게 만드는 환상의 튀김덮밥 요리점이 제주에 있다. 바로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유메'다.

대표 메뉴는 스페셜텐동(1만6000원), 에비텐동(1만2000원), 유메텐동(9000원), 차슈동(1만원) 등이 있다.

고소한 게살 맛이 느껴지는 스페셜텐동

여름 메뉴로 텐자루 소바(9000원·점심 한정)를, 전채요리로 연두부튀김(4000원), 계란찜(2000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스페셜텐동은 '튀김덮밥의 신세계'와 같았다. 비쥬얼부터 압도적이다. 겉껍질이 부드러워 뼈째 씹어 먹을 수 있는 '소프트쉘크랩'이 고소한 튀김옷을 입고 그릇 정중앙에 올려졌다. 한 입 깨물면 달달하고 짭짤한 양념과 고소한 게살의 맛이 입 안 가득 퍼져 미각의 충만함을 느끼게 한다.

이밖에도 새우튀김(2마리), 꽈리고추튀김(2개), 김 튀김, 가지 튀김, 버섯 튀김 등이 밥 위를 장식한다. 눈으로 보아도 황홀한데, 맛은 튀김의 정석 그 자체였다.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를 줄인 신조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바삭하고 촉촉한 연두부튀김

텐동을 맛있게 먹으려면, 먼저 바삭한 김을 가장 먼저 먹고 튀김의 절반을 먹은 후 남은 튀김을 뚜껑에 덜어 먹는 것이 좋다. 기호에 따라 '시치미'(칠레 고추, 참깨, 김, 말린 만다린, 검은 대마 열매, 흰 양귀비 열매 등 7가지를 섞은 양념가루)를 뿌리고 온천계란과 섞어 먹으면 된다. 온천계란은 저온에서 오래 삶은 계란으로, 노른자 부분은 반숙, 흰자는 반(半)응고 상태다. 간장이 기본인 특제 소스와 비벼 먹으면 풍미 가득한 밥이 된다.

에비텐동은 새우튀김 덮밥으로 기본 튀김들과 함께 새우튀김 4개가 메인이며, 유메텐동은 새우튀김 2개가 올려 진다.

차슈동(돼지고기덮밥)은 기존의 일본식 덮밥과 조금 다르다. 중국식으로 재운 돼지고기 구이가 올려지고 기름에 볶은 대파와 온천계란이 밥 위를 장식한다.

돼지고기의 풍미도 튀김 못지않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고기의 질감은 물론,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의 간장소스가 감칠맛을 한층 끌어올린다. 향신료 산초도 제공돼 기호에 따라 섞어먹을 수 있다.

'유메'의 콘셉트는 '혼밥'(혼자 먹는 밥·행위의 신조어)이다. 식당에 들어서면 독서실처럼 칸막이로 인테리어 되어 있어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여유로운 식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튀김덮밥 요리점 '유메'의 전경.

'유메'의 주인들은 20대 청년창업가이자 요리를 전공한 대학 동기들이다. 두바이 버즈 칼리파(7성급 호텔)에서 일식요리를 배워 고향으로 돌아온 김대현 대표(28)와 홍성우 대표(28), 허연재 대표(28)가 의기투합해 지난 1월 유메를 창업했다. 이들은 혼밥 식당이라는 콘셉트를 지키기 위해 얼굴 비공개를 결정하기도 했다. 철저히 손님 중심의 매너인 셈이다.

김 대표는 "혼밥을 즐기는 단골손님이 최근 부쩍 늘었다"며 "맛있고 신선한 요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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