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달천의 풍광을 감상하는 참가자들. 강희만기자 계곡·오름·임반 등 오가는 길 선선한 날씨 산행 즐거움 돋워 으름·제피 등 알록달록 풍경도 주말이면 비를 뿌리던 가을장마와 태풍이 지나가고 어느새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다. 햇살은 따뜻하고 그늘에 서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땀이 식어도 서늘하지 않고 시원했다. 계곡을 걷고 오름을 오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다. 지난 5일 에코투어에 참가한 탐방객들은 모처럼 걷기 좋은 주말 날씨에 몸도 마음도 가벼운 산행을 즐겼다. 맑은 물이 흐르는 색달천을 구경하며 걷다보니 금세 옛표고밭길이다. 걸어온 만큼 익숙해진 풀내음 사이로 독특한 냄새가 탐방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냄새만으로 제피를 알아본 한 탐방객이 다른 지역에서 온 참가자들에게 "제주도에서는 물회를 먹을 때 꼭 넣는 게 제피"라며 먹는 법을 설명했다. 사방에 자란 조릿대를 헤치며 걷기를 40여분. 삼형제오름 중 둘째인 샛오름의 남쪽1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낀 옅은 안개에 다른 오름들이 희끗하게 보였다. 이날 길잡이로 나선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은 "1100도로 부근에 3개의 오름이 나란히 있어 삼형제오름이라 부른다"며 "이 오름은 부르는 사람마다 명칭이 다르지만 소위 '남쪽1'이라 불리며, 1100도로 바로 옆에 첫째인 큰삼형제오름(큰오름)이 있고 남쪽1 정상에서 내다보이는 오름이 셋째 오름인 족은삼형제오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망월악으로 가는 길을 알리는 비석을 확인하고 방향을 돌려 족은삼형제오름으로 향했다. 날이 습해지며 작은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가을비는 턱 밑에서도 긋는다는 말처럼 금세 비가 멈췄다. 시원하게 빗방울을 털어내며 정상에 오르니 이번에는 반대로 샛오름 정상이 희미하게 보였다. 조금 더 길고 가팔랐던 길에 숨을 돌리며 휴식을 취하는 동안 참가자들이 오름을 올라오며 하나 둘 따온 으름을 맛봤다. 제주어로 '졸갱이'라 불리는 으름의 달짝지근한 맛에 다시 산행을 이어가는 일이 기껍게 다가왔다. 가을숲의 산열매인 덜꿩나무 열매 산부추 정금 으름 때죽나무 점심을 해결하고 한대오름으로 향했다. 노로오름과의 사잇길을 통해 도착한 한대오름 분화구는 지난달 계속된 비로 보기 드물게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라는 말에 사람 두 명이 간신히 지나갈 법한 좁은 길에 순서대로 서서 넓게 펼쳐진 전경을 두 눈에 담았다. 이날 에코투어에 처음으로 참가했다는 김현숙(61)씨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제주에 머물기 위해 내려왔다가 오름과 자연에 관심이 많아 기사를 보고 참여하게 됐다"며 "높게 자란 조릿대를 헤치며 남이 걷지 않았던 길을 걷다보니 숲도 더 청량하고 공기도 상쾌한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오는 19일 열리는 제12차 에코투어는 제주아트랜드 입구~가문이오름~목장길~진평천~농로~갑마장길~대록산~갑마장길~행기머체 코스로 진행된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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