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엇으로 밥을 먹을까?" 매일 같이 듣고 하는 이 말엔 한식의 다양성이 녹아 있다. 주식인 밥에 다양한 찬을 곁들어 먹는 한끼. 하나의 음식을 먹는 서양 문화와는 확연히 다르다. 누구나 입맛과 기호에 따라 젓가락 선택권을 보장 받는 한식의 다양성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수십 년 동안 생명과학과 식품과학을 연구해 온 권대영 박사는 과학의 눈으로 한식을 재해석해 냈다. 저자는 한식의 역사 길목 곳곳에 오류가 있다고 말한다. "고추는 임진왜란 때 들어왔다", "닭도리탕은 일본 말에서 온 잘못된 말이다"처럼 근거 없이 떠돌아다니는 '설'에 반기를 든다. 거기에 더 나아가 오류를 바로 잡을 데이터를 들이댄다. '고추 일본 전래설'의 오류를 증명하기 위해 옛 문헌부터 전 세계 전파된 고추 품종 이야기까지 되짚는 식이다. 과학자인 저자가 한식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분명하다. 잘못된 정보가 음식의 역사를 왜곡하고 그 가치를 깎아내리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고추 임진왜란 전래설은 고추의 역사만 왜곡한 데 멈추지 않았다. 고춧가루, 고추장이 들어간 한식 문화의 역사까지 축소 또는 왜곡하거나, 그 가치를 깎아 내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우리 고추가 없으면 김치와 고추장이 발견될 수 없듯이, 비빔밥과 닭도리탕, 떡볶이도 고추장이 없으면 발전할 수 없는 음식들이다." 저자는 한식의 오류를 바로잡는 데서 오천 년을 이어 온 우리 음식문화의 탄생과 한식의 본질, 맛 등으로 이야기를 넓혔다. 밥상에 계절과 삶을 담아내고, 건강한 조리법을 이어온 옛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한식의 미래도 꺼내놓는다. 그리고 말한다. "한국 밥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건강한 식단이자 건강한 문화임은 분명하다. … 개인 선택권이 보장되고 초열결 되는 4차산업 혁명시대에는 한식이 개인 맞춤형식품에 가장 적합한 식품이 될 것이다." 헬스레터. 3만5000원. 김지은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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