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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형의 한라칼럼] 학교 생활지도가 어려운 변화의 시대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19. 11.05. 00:00:00
최근 들어 학교에는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8월 30일 교육부는 학생의 학습권과 학교 자율권이 침해당할 것에 대한 우려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의견 수렴 중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학교규칙 기재사항 중 두발·복장·소지품·검사 등을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시행령 제9조 제1항에서 규정한 학칙의 기재사항 중 제7호에서 '징계 외의 지도방법, 두발ㆍ복장 등 용모, 교육목적상 필요한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사용'을 '교육목적상 필요한 지도방법'으로 줄이고 '교육·연구 활동 보호와 질서 유지'에서 질서를 삭제하는 것이다.

교육부가 이렇게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학교현장에서는 앞으로 학생 생활지도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개정안 시행이 이전의 지도 방식과 달리 학교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새로운 학칙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교육부는 구체적인 사항을 삭제하면서 모든 학교에서 학교 구성원이 주체가 돼 학칙을 제·개정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을 두고서 염려하는 태도는 모든 영역에서 급진적인 변화가 주류인 시대에 구태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 교육을 지탱해오던 학생지도와 관련한 변화는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한 단체에서 교원들에게 개정안 설문을 시행한 결과 82.7%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 학교 학칙을 개정하려고 해도 상위법에 근거한 범위 안에서 개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시·도조례 등으로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상위법과 배치되는 경우에 사안이 발생하면 갈등요인이 된다. 온전히 학교 자율에 맡겨 학교장과 학부모, 학생 중심으로 제·개정을 이룬다 해도 시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학생지도는 지금도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단순하게 단정한 용모 여부를 넘어서 히피펌 머리와 무리한 피어싱과 타투까지 하는 학생도 늘어가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나 전자기기도 학습에 필요하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지만 학교에서 불필요한 시간에는 잠시 사용을 멈추고 기다릴 수도 있어야 한다. 공동체 생활은 다소 불편해도 참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협력과 상생을 배워야 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교육활동에서 얻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졸업하는 순간까지라는 정해진 시간 동안 최소한의 기본적인 생활패턴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에 학생들의 변화에 맞춰 자율성 중심 생활지도 방식도 중요하지만, 자율성 안에서 규칙의 중요성을 배우기 위해서는 이전 지도 방식의 장점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사회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훈육이 힘들어 학교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올바른 가정교육이 먼저 선행돼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전문가 대부분이 예전보다 학생지도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어려움은 가정, 학교, 사회가 협력하여 해결해야 한다. 새로운 학생 생활지도 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관형 제주중앙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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