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과잉생산·가을장마·태풍 人災·天災 '악순환' 순인구 이동 급감… 부동산·건설경기도 침체 장기화 1500만 관광객 제주경제 지탱… 면세점 매출 급성장 제주사회 안팎으로 힘들었던 기해년이 저물고,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농수축 1차산업 종사자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도 모두 힘든 한해를 보냈다. 민간과 공공분야에 대한 건설경기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고, 좀처럼 꺾이지 않았던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제주를 찾는 관광객 유입에 힘입어 제주경제를 지탱했다. 제주경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명암이 교차한 가운데 올해 새로운 도약을 기약한다. 제주의 굴곡진 역사에 비춰볼 때, 제주도민은 언제나 위기 속에서 빛을 발했다. 인내와 끈기의 기지를 발휘하며 다시 일어나는 강인함은 제주인이 지닌 'DNA'다. 모두 4회에 걸쳐 1·2·3차 산업별로 '위기의 제주, 대진단'을 하고자 한다. ▶"2019년, 연초부터 연말까지 참 힘들었다" 지난해 초부터 양배추, 양파를 시작으로 마늘, 맥주보리 등 농산물 과잉생산이 농가를 흔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궂은 날씨까지 가세하며 농가의 시름을 키웠다. 양배추 농가들은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안정을 위해 스스로 10% 자진 감축을 감수했다. 이어 마늘과 양파, 맥주보리까지 줄줄이 생산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며 수확의 기쁨도 가격 하락에 묻히고 말았다. 특히 연초 저온현상이 지속되고 처음 접하는 '가을장마'도 농산물의 상품성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잇따라 제주섬을 강타한 태풍 '링링'과 '타파' '미탁'까지 쉴 새 없이 이어지며 농민의 마음에 아물지 않은 생채기를 남겼다. 행정에서의 휴경보상금 특별 지원과 재해대책경영자금, 지역농어촌진흥기금 투입은 농가 피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농작물 재해보험도 악기상의 위력을 이기지는 못했다. 지금은 노지감귤 출하에 농가와 농협이 애를 먹고 있다.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설연휴를 기대하고 있지만 농가소득으로 이어지기에는 현실적으로 적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차 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설경기는 악화일로의 길을 걸었다.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 소속 287개 회원사의 신규 도급공사액은 11월 말 기준, 488건에 4405억9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 실적으로는 공공부문이 1.0% 증가한 반면 민간부문은 50% 감소했다. 민간건설경기의 침체국면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전국적으로 광풍이 불었던 제주지역 집값 등 지가도 하락세로 돌아섰고 미분양 사태는 속출했다. 지난해 2월부터 제주시 원도심과 서귀포시 일부 동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이 시작한 지가변동률은 8월에 제주전역으로 확산되면서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미분양주택도 1100호를 상회한다. 제주시는 2018년 10월 1일부터 2020년 2월 29일까지 모니터링이 필요한 지역에 해당한다. 서귀포시는 지난해 10월 5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미분양 해소 저조 및 모니터링 필요 지역으로 선정돼 관리를 받고 있다. 농가부채는 2014년 5455만원에서 2015년 6185만원, 2016년 6396만원, 2017년 6523만원, 2018년 7459만원으로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게다가 5년 연속 전국 1위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힘차게 비상하며 희망을 노래하라" 제주경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을 듯하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근간이 되는 유입 인구가 최근 크게 줄었고, 부동산경기와 건설경기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경제지표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이뤄진 이주열풍은 제주경제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직결하며 그야말로 광풍을 몰고 왔다. 월평균 꾸준하게 순이동 인구 1000명 이상을 보이며 인구는 50만명 시대를 70만명 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최근에도 인구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으나 월평균 100명선으로 제주를 찾는 순이동 인구 규모는 2년 전에 비해 1/10 수준으로 급감했다. 2014년 이후 4년 연속 1만명을 돌파했지만 2018년 8853명으로 줄었고 현 시점에서 통계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성적은 3000명선 이하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제주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분야는 3차 산업인 관광산업이다. 또한 1·2차 산업의 회복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주 관광산업이 지난해 지역경제의 활력을 이끌며 올해 또 다시 비상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500만명을 넘어섰다. 관광객 유입 증가로 가장 덕을 본 업종은 면세점이다. 매월 20~30%씩 매출액이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광객 유입은 제주지역 서비스생산 및 소매판매에도 큰 도움을 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지역소득'을 보면 2018년 제주의 실질 GRDP는 18조8221억원으로 전년(19조1447억원) 대비 1.7% 감소했다. 13년 만의 일로 가히 충격적이다. 올해 연말 발표되는 '2019년 지역소득'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농수축 1차산업과 수출, 부동산 경기 위축 등에 따른 수익이 크게 급감했기 때문에 반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는 제주경제에 있어 어는 해보다 더 중요한 해임을 인식해야 한다. 부진했던 1·2차 산업을 회복하고 현재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관광정책에도 힘을 보태야 한다. 지방선거와 함께 제2공항 문제 등 각종 사회적 이슈들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제주도정의 역할과 제주도의회의 균형잡힌 견제, 그리고 도민 스스로의 자각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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