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봄이 되는 날'이라는 슬로건으로 탐라국입춘굿이 열린다. 사진은 관청굿을 하는 모습. 원형과 변형의 몸짓으로 ‘제주의 봄을 열다’ 2020년 경자년 '탐라국입춘굿'이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제주목 관아 및 제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입춘날이 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풍요를 기원하는 다양한 의례들이 진행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김해의 춘경제, 함경도와 평안도 일대를 아우르는 나경, 강원도 삼척의 입춘제, 제주도의 입춘굿 등이 치러졌다고 전해온다. 제주도의 입춘굿은 탐라왕국이 존재했던 고대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원조의 탐라록(耽羅錄-1841)을 비롯해 여러 문헌에서는 탐라국의 왕이 친경적전(親耕籍田:왕이 몸소 농사를 지으며 농업을 장려하던 풍속)과 더불어 풍년을 기원한 의식이라 전해지며, 탐라시대로부터 조선말기까지 심방(무당)들이 치르는 무속굿을 중심으로 모든 의례가 진행됐다고 한다. 1999년 민속학자 문무병을 중심으로 제주민예총이 복원을 시도해 명맥이 끊긴 전통사회의 입춘굿을 현대에 맞게 부활시킨 축제가 바로 탐라국 입춘굿이며, 제주도 굿 본연의 신앙적인 요소를 살려 시민사회의 화합과 풍요를 기원하는 것은 물론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해 함께 체험하며 즐기는 도시축제로의 변화와 정착을 시도하고 있다. 복원을 시도한 이후 22회차를 맞이하고 있는 탐라굿입춘굿은 낭쉐코사, 낭쉐몰이, 입춘굿, 입춘탈굿 등의 원형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통해 꾸준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 그 변화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시민들이 함께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직접 입춘을 주제로 하는 거리굿과 공연을 만드는 마을별, 세대별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으며, 축제 참여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성장워크숍이 이루어진다. 제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제주의 굿을 소재로 만들어가는 '제주 굿 창작 한마당', 젊은 예술가들이 봄을 주제로 펼쳐지는 '새 봄을 여는 마당' 등의 공연무대와 입춘굿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근현대사의 중심 공간으로서의 제주시 원도심을 순회하는 성안순력, 칠성신을 모신 주젱이(주저리) 앞에 제단을 차려 칠성본풀이를 풀며 풍요를 기원하는 칠성비념 등 축제의 주제성을 가진 콘텐츠로 특색 있는 볼거리를 만들어 간다. 그 밖에도 입춘 춘첩쓰기, 꼬마 낭쉐만들기, 입춘 타투 등의 체험프로그램과 입춘천냥국수와 제주향토음식, 입춘 주전부리 등의 먹거리, 굿청에 열명 올리기와 소원지 쓰기, 12간지 항아리에 동전 소원 빌기 등의 프로그램들로 풍성함을 더했다. 특히 2020경자년 탐라국입춘굿에서는 입춘을 주제로 만들어진 그림책과 그림책을 시나리오로 만든 그림자 극과 원화전시로 탐라국입춘굿이 더욱 쉽고 재미있게 도민들에게 다가갈 준비를 하고 있으며 다소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탐라국입춘굿을 이해하기 위한 가이드북도 나올 예정이다. '우리가 봄이 되는 날'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2020 경자년 탐라국입춘굿. 고대로부터 전해져온 원형의 본바탕과 원형을 모티브로 시도되는 다양한 변형이 만드는 축제로 제주도민 모두가 진정한 봄을 맞이할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대로 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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