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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의 백록담] 제주 코로나 초기 대응 능력 ‘위험’ 그 자체였다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20. 02.10. 00:00:00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봉쇄 조치가 강화되는 가운데 사망자가 이틀째 80명을 넘어서는 등 갈수록 희생자가 늘고 있으나 9일 현재 일일 신규 확진자가 기존 3000명대에서 2000명대로 줄어들어 사태 수습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주고 있다.

국내 상황도 희망적으로 변하고 있어 다행이다. 국내 환자 대부분이 감염 초기에 발견돼 신속하게 치료를 받고 호전되고 있다.

국내에서 확진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중에는 중증 질환자가 없어 퇴원자 수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감염위기 국면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지난달 제주를 다녀간 50대 중국인 여성 확진자에 의한 2차 감염이 우려됐으나 현재까지 감염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초기 대응 수준은 한마디로 '위험' 그 자체였다.

제주도는 지난달 27일 유관기관으로부터 지난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근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제주에 온 중국인 관광객 5명이 26일 중국으로 입국하려다가 거부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또 일본 여행후 제주를 경유해 중국으로 들어가려던 중국인 4명도 입국 거부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제주도는 즉각 입국 거부 사유와 제주 여행 동선 파악, 장기체류에 대비한 관리 및 역할 분담 등을 수립해야 하지만 '우왕좌왕'으로 일관했다.

이들이 언제, 어디서 제주로 들어왔고 항공편 동승자가 몇 명인지, 입국금지 사유 등을 파악해야 하지만 제주도는 29일까지도 확인하지 못했고 제주시보건소는 "질병관리본부로 물어보는 것이 확실하다"고 답변했다.

이런 제주도와 달리 질병관리본부는 29일 "내부적으로 알아보니 26일 중국인 5명이 제주에서 중국 닝보를 가려고 했는데 닝보쪽 세관이 입국을 거부해서 가지 못했다"고 확인해 주었다.

이후 본보의 단독 보도를 통해 '입국 거부'사실이 나가자 제주도는 다음날 뒤늦게 "애초 이들 5명은 중국 정부가 입국 자체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 주제주총영사관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체류하는 이유는 본인 의사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국 국민에 대한 입국 금지 비판여론에 대한 중국정부의 정무적인 답변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지만 이를 맹신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신고 및 대응을 총괄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에서 확인한 내용에 대해선 '잘못된 정보'로 판정해 버렸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들이 제주에서 중국 국적기를 이용해 중국으로 가려고 부단히 노력을 했는데 "자발적으로 체류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둔갑시켜 버렸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들 우한 출신 중국인 관광객 5명이 지난달 31일 새벽 광저우로 입국했고 일본에서 제주를 경유해 중국으로 들어가려던 중국인 관광객 4명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잠복기간(최장 14일)이 끝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사태 등의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초기 제주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심각성 인지수준과 위기대응 능력이 어느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고대로 행정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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