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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애월 한담동에 '장한철의 표해록' 기억 공간
카페촌 변한 마을 중심지 생가 터에 제주시서 초가 신축
완공 뒤 '표해록' 사본 전시· 문학 소모임 운영 등 계획
앞서 한담공원에 표해기적비·해안산책로에 표석 설치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03.15. 17:25:56

바다와 이웃한 제주시 애월읍 한담마을 전경. 굴삭기가 보이는 곳(원 안)이 초가 신축 공사가 진행중인 장한철 생가 터다. 진선희기자

조선시대 '표해록'(漂海錄)을 남긴 제주 장한철의 고향에 그를 기억하는 공간이 생긴다. 제주시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을 받는 애월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정책 사업 중 하나로 애월리 한담동 장한철 생가 터로 추정되는 곳에서 초가 신축 공사를 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시작돼 올해 12월 완공 예정된 이 사업은 장한철과 '표해록'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애월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예산 중 일부인 4억7300만원을 투입해 제주 초가에서 드러나는 안거리(57㎡)와 밖거리(39㎡) 구조로 2동을 짓는다.

안거리엔 상방, 구들, 책방, 부엌 등을 갖추고 밖거리엔 상방, 구들, 탕비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제주시는 제주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표해록' 복사본 전시, 문학 등 소모임 운영 등 시설을 외부에 개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한담동은 일찍이 원주민들이 떠난 자리에 카페, 음식점, 기념품점 등이 들어선 해안마을이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그동안 애월읍과 지역민을 중심으로 '한담마을에서 인동장씨 입도 7세손으로 태어난' 장한철과 한담마을의 인연을 알리는 일을 벌여왔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한담공원에는 2011년 당시 장한철 8대 후손이라는 장시영 삼남석유 회장이 힘을 보태 장한철의 호를 딴 '鹿潭居士 張漢喆 先生 漂海紀蹟碑(녹담거사 장한철 선생 표해기적비)'가 건립됐다. 2013년에는 한담과 곽지를 잇는 1200m 길이의 해안길을 '장한철 산책로'로 명명하고 애월읍에서 '표해록' 표지석을 세웠다.

한담공원에 세워진 '장한철 선생 표해기적비'.

장한철의 '표해록'은 '해양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작품이다. 장한철과 그 일행이 1770년 12월 25일(음력)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배를 타고 뭍으로 향하다 풍랑을 만나 류큐(지금의 오키나와) 제도와 전남 청산도를 거쳐 살아돌아온 1771년 5월 8일까지의 기록을 장한철의 시선으로 촘촘히 담고 있다. 제주도는 2008년 "당시의 해로와 해류, 계절풍 등에 관한 해양 지리서로 문헌적 가치가 높고 제주도 삼성(三姓) 신화, 백록담과 설문대 할망의 전설 등 설화집으로서 가치도 높다"며 '장한철의 표해록'을 지방문화재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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