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경관으로 도내외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제주시 구좌읍 용눈이오름이 훼손이 가속화 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매끈한 풀밭을 자랑하던 정상부 대부분은 검붉은 송이층이 드러나 원형을 잃은 상태다. 탐방객들의 답압이 지속되고 침식이 이어지면서 정상부는 물론 능선 또한 군데군데 화산탄이 돌출되고 나뒹구는 등 황무지를 연상케 하고 있다. 게다가 정상부와 등정로에 깔린 야자메트는 대부분 낡은데다, 유실된 상태여서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눈이오름(해발 247.8m)은 원형분화구 3개가 연이어있는 복합화산체를 보여준다. 수 년 전까지만 해도 빼어난 능선과 매끈한 풀밭으로 이뤄진 경관을 자랑했으나 훼손이 심각해지면서 식생까지 파괴되는 등 중장기적인 보전·관리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시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사업비 5800만원, 6100만원을 투입, 야자메트 설치 등 정비에 나섰지만 찔끔씩 예산투입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비예산 확충과 함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제주도는 오름의 체계적 보전을 위해 2016년 '오름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오름자연공원 조성, 도립공원, 탐방총량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더디기만 한 실정이다. 도는 훼손이 심각한 용눈이오름 등 몇몇 오름에 대해서는 자연휴식년제 신규 적용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오름을 이대로 두어서 되겠는가 하는 근본적인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오름을 보전하면서 가치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용눈이오름은 작년에 모니터링을 했다"며 "훼손이 심각한 지점을 중심으로 조만간 정비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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