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도 풍부… 따는 것 만큼 삶는 것도 중요 지짐·파니니 샌드위치·피클 등 레시피 다채 따스한 봄기운에 섬 곳곳이 파릇해지는 4~5월이면 제주 사람들은 바빠진다. 딱 이맘때만 꺾을 수 있는 고사리를 만나기 위해서다. 산과 들에서 마주하는 초록 줄기는 생명력 넘치는 봄의 선물이다. # 제주사람에게 없어선 안될 식재료 제주 고사리는 예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다. '궐채'(蕨菜)라는 이름으로 임금에게 진상되기도 했다. 지금도 '산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리며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단백질과 칼슘, 철분, 무기질 등 영양도 풍부하다. 고사리는 줄기가 세지 않은 것을 꺾어야 한다. 햇빛을 받으면 줄기가 억세진다고 해 새벽부터 고사리를 꺾는 일이 흔하다. '백고사리'와 '흑고사리' 중엔 흑고사리를 더 쳐준다. 고사리를 전문적으로 따는 '꾼'들은 그늘에서 자란 진한 갈색의 통통한 흑고사리를 따기 위해 가시덤불을 누비는 것도 마다 않는다. #샌드위치부터 피클까지… 고사리의 새로운 맛 제주에선 고사리를 다양하게 맛본다. 고소하게 나물로 볶거나 돼지고기 육수에 푹 끓여 육개장으로 먹기도 한다. 찾아보면 더 새롭게 고사리를 맛볼 수 있는 레시피도 많다. 김진경 베지근연구소 총괄디렉터는 "제주사람들은 돼지고기에 고사리를 함께 볶아 즐겨 먹었다"며 "(국물 없이) 바싹 볶은 '고사리 돼지고기 지짐'을 빵 속에 넣어 모차렐라치즈를 뿌려 그릴에 구우면 '고사리 돼지고기 파니니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을 먹을 때 상큼함을 더하는 '피클'도 고사리로 만들 수 있다. 물과 설탕, 식초를 2:1:1 비율로 해 피클링 스파이스(향신료)를 넣고 끓이면 '피클물'이 완성되는데, 이 물이 뜨거울 때 고사리를 넣어 실온에서 3일 정도 숙성하면 된다. 김 총괄디렉터는 "고사리 피클은 갓 따서 한 번 삶은 고사리로 만들기 때문에 고사리철에만 만들 수 있다"며 "오래 두고 먹을 거라면 3일간 숙성을 거친 뒤 피클물을 다시 한번 끓인 뒤 고사리를 넣어 냉장 보관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김지은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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