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인근 해상에서 문어잡이에 나서 통발 수거작업을 벌이던 중 괭생이모자반이 끌어 올려지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바닷속에 가라앉은 괭생이모자반이 통발에 걸려 올라오면서 문어조업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대책도 없기 때문에 바닷속에서 녹기만을 기다릴 뿐이에요." 수온이 상승하면서 유입량이 정점을 찍었다던 괭생이모자반이 해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어민들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9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앞 해상에서 어선을 몰고 문어잡이에 나섰던 A씨는 화들짝 놀랐다. 문어를 잡기 위해 바닷속에 풀어 놓은 통발을 끌어올리자 문어 대신 괭생이모자반만 가득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날 A씨는 세화리 앞 1.5㎞ 인근 해상에서 12t급(제주 선적) 문어통발어선을 몰고 나가 하루종일 조업을 벌인 결과 단 한 마리의 문어도 건져 올리지 못했다. A씨는 "최근 3일간 문어잡이에 나섰는데 모두 허탕을 쳤다"면서 "7월까지 문어잡이 피크 기간인데 바닷속에서 걸려 올라오는 괭생이모자반 때문에 조업에 나서지 못해 큰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문어조업은 문어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빠르게 통발을 끌어올려야 하는 게 관건인데 상당한 양의 괭생이모자반이 통발에 걸려 올라오다 보니 작업 시간이 늦어지고, 그 사이 문어가 통발에서 모두 빠져나가 버리고 있다"면서 "또 통발에 걸린 괭생이모자반을 해체하는 데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대책도 없고 괭생이모자반이 바닷속에서 녹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인근 해역에서 조업을 포기하고 추자도 등의 해역으로 나가 조업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제주로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은 해상과 해안을 가리지 않고 피해를 주고 있다. 한림지역 어촌계 등은 해안에 쌓인 막대한 양의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하기 위해 생계수단인 어업을 포기한 채 연일 수거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4일에는 제주시 조천포구 앞 해상에서 연안복합어선 A호(3.28t)가 괭생이모자반을 피해 항해하다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 도내에서 수거된 괭생이모자반은 5000여t이 넘는다. 도는 해수욕장 개장을 앞둔 6월 말까지 괭생이모자반 수거를 완료할 계획이다. 더불어 도는 최근 여름에 접어들며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괭생이모자반이 자연적으로 녹아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괭생이모자반은 수온이 상승하면서 자연적으로 녹아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현재 민·관 합동으로 제주로 유입된 괭생이모자반 수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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