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역밭길을 걷는 올해 첫 에코투어 참가자들. 강희만기자 코로나19로 미뤄진 올해 첫 여정 감염예방수칙 지키며 조심히 첫발 새 길잡이 따라 만난 제주 자연… 오름·곶자왈 등 다채로운 멋 가득 한여름 길목, 색색깔 꽃의 향연도 지난 6일 진행된 한라일보의 '제1차 2020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는 서귀포시 안덕면 소재 남송이오름에서 시작, 서광마로길~태역밭길~상명마로길~문도지오름~저지곶자왈~비밀의 정원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진행됐다. 올해 에코투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일정이 한 달 이상 늦춰졌다. 그렇다고 감염 우려가 완전히 불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버스 안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만 했다. 달라진 것은 또 하나 있다. 에코투어가 시작된 2015년부터 길잡이를 맡았던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이 하차하고, 에코투어 열혈 참가자인 박태석(71)씨가 '제2대 길잡이'로 나선 것이다. 박태석씨는 "1년만 제주에 살기 위해 내려왔지만 에코투어를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어느새 제주살이 3년차가 됐다"며 "제주 올레길과 둘레길에 버금가는 에코투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참가자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트레킹을 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새로운 길잡이를 앞세워 첫번째 행선지인 남송이오름을 오른다. 경사가 가팔라 시작부터 땀이 나왔지만 코스가 야자수매트로 잘 정비돼 있고, 따가운 햇볕에 비해 바람은 아직 서늘해 본격적인 산행에 나서기 전 '워밍업' 역할을 해줬다. 정상에 오르자 산방산, 단산, 모슬봉, 대비오름, 원물오름 등이 젖가슴처럼 봉긋 솟아 곡선미를 자랑했다. 이어 남송이오름 분화구로 향했는데, 입구가 수풀로 가려져 있어 별(別)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분화구에는 삼나무가 빽빽이 자리 잡고 있었고, 가운데 커다란 평상이 마련돼 산림욕장을 방불케 했다. 산딸기 구슬붕이 개다래꽃 이어 문도지오름을 살짝 가파른 탐방로를 5분 정도만 오르자 완만한 경사로 이뤄진 초원이 나타났다. 초승달처럼 생긴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니 정상이 나왔고, 말 7마리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문도지오름 아래는 저지곶자왈이 있는데, 정상에 바라보니 흡사 '밀림'처럼 보였다. 마지막 코스인 저지곶자왈의 느낌은 영화 '타잔'에서 나오는 우거진 정글에 왔다는 것이었다. 숲이 울창하고 깊어 대낮에도 초록의 그림자로 어둑어둑해 겁이 날 정도였고, 바닥에 돌이 너무 많아 땅만 바라보며 걸었다.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깊은 숲의 터널을 걸으면서 자연과 동화되는 자신을 보게 된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한껏 잎을 펼친 나무들과 벌들을 유혹하는 꽃향기, 구애를 위한 새들의 노랫소리를 느끼자니 불쑥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스친 것이다. 저지곶자왈을 빠져 나오자 종착지인 비밀의 정원이 나왔고, 참가자들은 밀림과 아름다운 오름들이 아른거리는 듯 말이 별로 없었다. 8년 전 제주에 정착한 문성범(67)씨는 "에코투어에 나설 때면 오름과 길, 숲을 이어내는 길잡이의 노고가 느껴진다"며 "올레길을 10번이나 완주했지만 오히려 몇 번 밖에 참가하지 못한 에코투어가 제주를 더 잘 알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한편 2차 에코투어는 지난 13일 완료됐으며, 오는 27일 5·16도로~물오름~신례천~4·3수악주둔소~화생이궤~해그문이소~한라산둘레길~수악길로 이어지는 3차 에코투어가 진행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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