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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度 넘은 ‘보은인사’, 부끄럽지도 않은가
편집부 기자 hl@halla.com
입력 : 2020. 07.27. 00:00:00
원희룡 제주도정의 인사를 보면서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측근이거나 선거공신이면 마치 만사형통처럼 척척 이뤄지는 모양새여서 그렇습니다. 이 정도는 그래도 선출직 도지사로서 '자기 사람'을 챙기는 것으로 봐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선거법 위반을 비롯해 음주운전 전력자까지 물불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원 지사의 '보은인사'가 도(度)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달리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제주도 주요 기관장에 원 지사 측근들의 내정설이 파다하게 나돌고 있습니다. 제주연구원장은 재공고 후 응모한 김상협 전 제주그린빅뱅추진위원장이 사실상 결정됐습니다. 제주관광공사 차기 사장에는 원 지사의 대학 후배인 김헌 전 제주도 협치정책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원 지사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안동우 제주시장과 김태엽 서귀포시장을 각각 임명했습니다. 또 지난 지방선거 때 자신을 도왔던 인사들을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수장으로 뽑았습니다. 오경생 제주의료원장, 이승택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오인택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이 대표적입니다.

흔히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습니다. 좋은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원 지사의 인사행태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얼마전 행정시장 인사청문회에서 음주운전 등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면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데도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엊그제는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인사까지 제주의료원장에 앉혔습니다. 이게 상식적인 인사인지. 오죽하면 제주지역 공공기관을 '범법자의 일자리'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겠습니까. 대권 도전에 나서는 원 지사의 도덕성이 이런 수준인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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