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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태풍까지 할퀸 농작물 대책 필요하다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20. 08.28. 00:00:00
제주도민들은 제8호 태풍 '바비'가 역대급 강풍을 동반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잔뜩 긴장했습니다. 예보대로라면 태풍 바비의 최대풍속이 초속 47m인 '매우 강'(초속 44~54m)이어서 그렇습니다. 2000년대 들어 강도 '매우 강'인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어떤 수준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태풍 바비는 당초 예상보다 다소 약해졌으나 제주 전역에 많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26일 태풍 바비의 순간 최대풍속은 한라산 윗세오름 36.4m(초속), 제주공항 32.7m(초속)를 기록했습니다. 당초 태풍 바비는 제주와 근접할 때 순간 최대풍속 40~60m(초속)의 역대급 강풍이 예상됐습니다. 태풍 바비가 약해지긴 했지만 강한 비바람이 불면서 정전과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130건의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교통신호등과 가로등이 도로를 덮쳤으며 제주시 한 아파트 외벽이 강풍에 뜯겨져 나갔습니다. 정전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제주시 해안동 356세대 등 887세대의 전기가 끊겼습니다. 하늘길과 바닷길 역시 완전히 마비됐습니다.

비록 태풍 바비가 예상만큼의 큰 위력은 아니었지만 제주 곳곳을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강풍 피해와 함께 한라산에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비 피해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태풍이 닥칠 때마다 반복되는 농작물 피해가 클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파종한지 한달이 안된 당근을 비롯해 감자·양배추 등은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비바람에 뿌리가 흔들리거나 침수될 경우 생육에 큰 지장을 받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긴 장마와 폭염에 이어 태풍까지 만난 농민들의 시름을 덜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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