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찻오름 정상에서 바라 본 풍경. 강희만기자 사려니숲길·해맞이길 등 가을길 만끽 자연 그대로의 매력 말찻오름 눈길 기분좋은 물소리 새소리 자연의 선물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다소 쌀쌀한 바람이 가을이 찾아왔음을 느끼게 한다. 가을은 산행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면서 높은 곳에 올라 청명한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것과 같은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가을의 문턱에서 만난 숲은 여전히 싱그럽고, 짙푸르렀다. 남조로 사려니숲길로 들어서니 전날부터 내린 비를 머금고 있는 삼나무가 에코투어 일행을 반겼다. 나무들과 바닥이 비에 적당히 젖어있는 모습과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천미천. 붉은오름 목재문화체험장을 지나고 해맞이길로 들어섰다. 해맞이길은 순환 코스로 돼 있다. 말찻오름과 이어지지만 지나온 곳을 다시 되돌아올 일에 대한 우려가 없다. 산책로를 걷다 보니 마름모꼴의 긴 돌 세 개가 이어진 돌탑이 눈에 띄었다. 비바람에 무너질 법도 한데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굳건히 서 있는 것이 신기했다. 목이버섯. 표고버섯. 세월을 품은 돌탑. 오름에서 내려와 간단히 점심을 먹고 삼다수숲길로 향했다. 곳곳에 쓰러져 있는 고목들과 이끼에 둘러싸인 돌, 나무위로 자리 잡은 버섯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섬사철란. 양하꽃. 삼다수숲길은 생태뿐만 아니라 역사를 느끼며 걸어갈 수 있는 지오트레일 코스로 총 3코스로 이뤄져 있다. 1코스는 약 1.2㎞로 붓순나무, 황칠나무, 서어나무 등 다양한 희귀식물과 제주의 야생화를 만나볼 수 있으며, 2코스(5.2㎞)와 3코스(8.2㎞)는 삼나무 밀집 지역과, 조릿대 지역을 지나는 코스다. 삼다수숲길 3코스를 지나 양하밭으로 향했다. 30분쯤 걸었을까. 멀리서 물이 흐르는 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음악이라도 튼 것처럼 자연이 주는 음악에 기분이 살짝 업되며 발걸음도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천미천 지류를 지나 사려니숲길 주차장에 도착하며 이날의 에코투어 일정을 마무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에 갇혀 있는 기분이 드는 요즘이지만, 가끔씩 자연이 주는 선물을 느끼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