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나고 자란 도민은 출퇴근 시간대 교통정체와는 익숙하지 않고 다른 지역에서나 일어나는 현상으로만 인식해 왔었다. 어딜 가나 탁 트인 도로에 교통량도 적었으니까. 하지만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오가는 출퇴근길은 짜증길로 바뀐 지 오래고, 많은 렌트 차량들은 그 속에 섞이면서 공공의 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육지에서 온 지인이 말한 적이 있다. "육지에서는 안 그랬는데 제주도에서는 핸들만 잡으면 과속하게 된다"라며, 문제 있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들떠있는 여행 기분에 그런 거 같다고 한마디 덧붙인다. 누구나 감정이 있어서 과속주행과 난폭운전으로 추월해 가는 차량을 볼 때마다 규정 속도와 신호를 준수하는 나만 바보가 된 듯하고 짜증이 올라오게 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렌터카 탓만 하고 있어야 되나 싶다. 우리도 모르게 운전대를 잡으면 급해지고 난폭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제주도민들이 먼저 시작하는 교통질서 본보이기를 통해 렌트 차량 운전자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도록 하면 안 될까 생각해 본다. 추월과 주행 차로 분류 운행을 권고하는 시설물을 설치해 보는 조그마한 변화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도 생각해 본다. 질서 속에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제주지역만의 교통문화, 언제라도 상쾌한 마음으로 활짝 트인 도로를 달려갈 수 있는 때가 올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동현 성산읍 주차문화개선추진위원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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