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섬을 떠나야…’ 고희 넘긴 ‘섬에 있어도…’ 쉽게 듣고 어렵게 쓴 시들 '섬에 있어도/눈 감으면/ 이리 환히 보이는 걸/ 내 젊은 날 왜 그렇게/ 떠나야만 보였을까/ 이맘쯤/ 사려니숲엔/ 복수초 노랗겠다'는 표제시의 한 구절에 폭풍 같았던 젊은 시절을 건너 어느덧 고희를 넘긴 오늘날 시인의 모습이 비친다. "집착과 욕심에서 멀어질수록" 섬이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는 시인은 이제 섬을 떠나지 않는다. 70여 년 세월 속에서 '우린 모두 섬이었구나'를 깨달은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그 나이듦이 안온한 서정으로 드러나는 시편들을 펼쳐놓고 있다. "꾸미는 말과 기교가 사라지고 더러는 실체를 보게 됐다"는 시인의 말처럼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보며 '어른의 진실'을 노래하고 있다. 시집 말미엔 시인이 적은 '시와 함께 걸어온 길'이 실렸다. 그의 이력에 곁들여 시를 이해할 수 있는 이 글에서 시인의 삶이 곧 바다를 지향해온 여정임을 알 수 있다. 시인은 "섬사람들에게 바다는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영원히 함께할 친화의 대상이고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기에 그 넓고 퍼런 바다 앞에서 늘 겸허하게 자신을 낮추었고 기다렸고 기도했다"고 했다. 파우스트. 1만원. 진선희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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