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배(왼쪽 두번째)씨가 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태윤기자 대구 떠나 서울~이라크~제주행 제2의 고향… 제주 문화에 매료 "고향인 대구를 떠나 서울, 이라크를 거쳐 가족과 함께 제주로 왔어요. 지금은 제주의 매력에 푹 빠져 살고 있죠." 4년 전 가족과 함께 서귀포시로 이주한 박승배씨의 이야기다. 박씨는 현재 제주에서 조경업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과거 서울에 본사를 둔 조경회사에서 시설분야의 일을 맡아 먼 나라인 이라크 파견까지 가며 배운 조경을 활용해 제주에 이주한 그이다. 박씨는 서울에서 일할 당시 전국을 돌며 조경 일을 하는 등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이 때문에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이라크 파견을 마친 뒤 한국으로 입국한 박씨는 새로운 도전을 꿈꿨다. 제주에서 조경업을 하며 가족들과 함께 소소하지만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 제주를 선택한 이유는 과거 조경 작업차 제주를 방문했을 당시 친분을 쌓았던 지인이 지속적으로 제주 이주를 추천하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주의 자연 환경과 문화 등이 박씨가 생각한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최적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이주계획을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박씨는 아내에게 제주 이주를 권했고, 아내 역시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렇게 박씨 가족의 제주 이주는 현실이 됐다. 박씨 가족이 서귀포시로 이주한 뒤, 1년 후에는 박씨의 친동생인 박경배씨가 제주로 이주했다. 이어 타지에서 같이 조경업을 해오던 직장 동료들도 속속 제주로 모여들었다. 이들 모두 박씨를 믿었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은 의기투합하며 도내에서 조경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원주민, 이주민을 나누는 것은 인식의 차이 같아요. 오히려 원주민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나눠 줄 만큼 친절한데 말이죠." 박씨는 제주로 이주할 당시 소문으로 제주도민들의 이주민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아 적응이 힘들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어 이주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박씨에게는 그저 소문에 불과했다. 그는 도민, 이주민을 나누지 않고 성실함과 진솔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했고, 그러나 보니 어느덧 그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현재는 먼저 연락해 안부를 묻는 지인들도 여럿 생겨났다. 박씨의 아내 역시 동네 모임에 참여해 반찬 등을 지인들과 나누기도 하는 등 적응을 완료했다. 박씨는 최근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서울에서 생각한 '이주'의 꿈과는 다르다. 제주에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것이다. 각박한 서울 생활에서 제주로 이주해 이웃들과 소통하다 보니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제주가 박씨에게는 '기회의 땅'이 된 것이다. 박씨는 "제주로 이주한 뒤 자녀들과 함께 바다와 산을 다니는 등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제2의 고향인 제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최종 꿈이다"라고 말했다. 이태윤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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