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 살아있는 구수한 청국장. 갓 지은 밥알처럼 콩알이 '고슬고슬' 바삭한 식감 입맛 돋는 부추전도 일품 제주 사람들은 예부터 콩을 좋아했다. 여름에 국수에 말아 먹는 차가운 콩국부터 시작해 겨울에는 밥과 함께 먹는 뜨거운 콩국, 여기에 더해 콩죽도 먹었다. 뭍사람들은 냉국에 소금간을 하지만 제주 사람은 된장을 풀어 맛을 냈다. 뭍사람들이 흔히 먹는 소금 콩나물국이 제주에서 진한 황토빛의 된장 콩나물국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이렇게 콩과 친숙한 제주지역이지만 된장의 '사촌'격이라고 할 수 있는 청국장 음식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불맛이 느껴지는 쭈꾸미 볶음.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수덕 밥엔 청국장'은 든든한 한끼를 챙겨 먹을 수 있는 도내 몇 안되는 청국장 전문점이다. 김옥자씨가 5년째 식당을 꾸리고 있다. 청국장과 된장의 차이는 발효 시간에 있다. 된장은 삶은 콩을 사각형의 메주로 만든 뒤 커다란 독에 넣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발효 과정을 거치지만 청국장은 2~3일만 발효하면 먹을 수 있다. 한식진흥원이 발간한 '맛있고 재미있는 한식이야기'는 청국장을 음식이 아닌 보약이라고 소개한다. 청국장 10g 속에는 300억 마리의 유익한 미생물이 들어 있는데 이 미생물들이 장까지 살아서 흘러 내려가 변비를 없애고 장의 활동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손님들의 인기 반찬 부추전. 찌개엔 대파와 두부, 김치, 무 등이 들어 있다. 한 국자 퍼올리니 콩알이 마치 갓 지은 밥마냥 고슬고슬 살아 있다. 구수한 맛에 뭉클한 콩의 식감이 밥을 절로 부른다. 쭈꾸미는 센불에 빠르게 볶아 불맛이 잘 살아 있었다. 빨간 양념에 매우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다행히 맵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아 어린아이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시나 청국장은 밥에 비벼 먹을 때 제 빛을 발한다. 김씨가 담근 동초 무침과 밥, 청국장, 쭈꾸미볶음을 한데 섞어 비벼 먹으니 입이 즐겁다. 어느새 밥 한공기를 뚝딱 비워 밥솥으로 향했다. 밥은 무한리필이다. '수덕 밥엔 청국장'을 찾는 손님은 대부분 단골이라고 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 여러 손님이 다녀갔는데 매번 주인장과 격의 없는 대화가 오갔다. 김씨는 "코로나19로 식당 운영이 힘든 와중에도 매번 찾아는 주는 단골이 있어 그나마 버틴다"며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수덕 밥엔 청국장'은 제주시 정존7길 28에 위치하고 있다. '청국장과 쭈꾸미 볶음' '청국장과 고등어구이'는 각각 9000원, '청국장과 제육볶음'은 8000원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휴식시간이다. 문의=064-746-3100.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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