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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전선 지중화사업 체계적 추진 절실
제주지역 지난해 기준 지중화율 19.3%… 17개 시도 중 9번째
7월 한전에 신청해 대상노선 연말 선정되며 본예산 반영 난항
제주시, 내년 지중화종합계획 용역 추진해 선택과 집중 등 모색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입력 : 2020. 12.02. 19:36:28

제주시 연동지역의 거미줄 같은 전선. 한라일보DB

전기를 공급하는 전신주(배전선로)를 땅에 묻는 지중화율을 높이기 위해 체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태풍의 길목인 제주는 강풍에 전신주가 쓰러지는 등 자연재해가 잦고,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으로 빼어난 조망권 확보와 쾌적한 도시미관을 위한 지중화 사업의 필요성이 어느 지역보다 요구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2일 제주시와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도내 배전선로 지중화율은 19.3%로 전국 17개 시도 중 9번째다. 지중화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59.8%), 가장 낮은 곳은 경북(6.9%)이다.

 전신주 지중화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신청을 받은 한전이 심의위원회에서 사업 우선순위를 정하면, 지자체와 한전이 공사비를 50%씩 부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구조다.

 배전선로와 함께 통신주를 철거하고 지중화하면 태풍 등 자연재해로 전신주가 쓰러지는 등의 재해의 영향도 덜 받는 동시에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전선줄이 사라지면서 도심환경이 쾌적해진다. 보도에 설치된 전신주가 사라지면 보행자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이처럼 지중화가 이뤄지면 순기능이 많고, 쾌적한 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지중화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제주시의 설명이다.

 제주시 지역에서는 2007년부터 시작된 지중화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20개 노선·15.87㎞ 구간에서 사업이 진행됐다. 사업은 1년에 2~3개 노선에서 진행되지만 완공까진 2~3년이 걸린다.

 행정에선 관련 예산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한전에서 지중화사업 대상지 신청을 7월쯤 받아서 연말에 선정하면서 이듬해 본예산에 편성하지 못해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로 인해 제주시는 지난해 한전에 12개 지중화사업 노선을 신청해 8개 노선이 선정됐지만 관련 예산은 올해 2회 추경에서 확보하면서 신산머루, 고마로, 신제주초 주변, 외도초 주변 등 4개 구간에서만 2022년까지 지중화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고도 예산 확보난으로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체계적인 지중화사업을 위해 내년 전선 지중화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사업의 경제성과 효과 등 객관적 평가기준을 만들고 시급한 구간에 대한 집중투자 방안을 세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전선 지중화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인데, 대상구간 선정이 연말에 이뤄지면서 본예산 확보가 어려워 선정시기를 9~10월까지 앞당겨 달라고 한전에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 제주본부 관계자는 "대상지 선정 시기와 관련한 제주시의 의견을 본사에 전달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지난 9월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는 그린뉴딜 사업으로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신청한 8개 학교 통학로 주변 지중화사업에 대한 심의로 기존 지중화사업 심의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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