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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부론강 外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20. 12.11. 00:00:00
▶부론강(이인휘 지음)=활화산을 필두로 노동과 사회 문제에 대한 선 굵은 목소리를 내온 이인휘 작가가 1년 만에 돌아왔다. 이전까지 사회이슈를 직접적이고 정면으로 대하는 것이 주였던 데 비해 이번 소설은 사회적 구조보다는 인간 개체의 내면으로 깊숙이 눈을 돌려 자연과 사랑을 통한 두 남녀의 상처와 아픔의 치유를 눈부시게 미려한 문장으로 그려냈다. 목선재. 1만4000원.

▶그 좋았던 시간에(김소연 지음)=코로나19 이전 세상의 이야기를 담아낸 여행산문집이다. 자유로웠고 따뜻했던 시간들을 소환하고, 우리에겐 분명 좋았던 날들이 있었고, 그 시간과 공간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상기시킨다. 저자가 '마음사전', '시옷의 세계' 등 다수의 산문집으로 시인의 시선과 관찰력, 언어의 섬세함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몸으로 겪고 시간으로 겪었던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여행 이야기를 풀어낸다. 달. 1만4500원.

▶마감일기(김민철·이숙명·권여선·권남희·강이슬·임진아·이영미·김세희 지음)=발등에 불 떨어진 이들에게 바치는 현실 공감 에세이다. 소설가와 번역가, 방송작가, 출판편집자, 일러스트레이터 등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마감 노동자 여덟 명이 감칠맛 나는 필체로 '마감'을 이야기한다. 지금껏 들어본 적 없고,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작가들의 속사정을 담은 마감 분투기다. 놀. 1만4800원.

▶고양이에게 물어봐(테레사 바바 지음·마르게리타 트라발리아 그림)=고양이는 놀라운 존재다. 인간과 함께 살아가면서 까칠하고도 다정한, 불친절하고도 유쾌한, 의미심장하고도 단순한 행동과 모습으로 여러 가르침과 영감, 교훈을 준다. 이러한 고양이 멘토가 독자의 온갖 질문에 지혜로운 해답을 준다는 콘셉트로 책은 만들어졌다. 뿐만 아니라 고양이를 너무나도 잘 묘사한 그림은 책을 더욱 기분 좋게 읽게 해준다. 별글. 1만7000원.

▶행복한 장애인(김혜온 지음·원정민 그림)=장애를 가진 이들이 비장애인과 비슷한 사회 서비스를 경험하려면 좀 더 밖으로 나와야 한다. 보도블록의 턱, 건물의 계단, 출입문의 크기 등 그들에게 진짜 장애가 어떤 것인지 모두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장애를 가진 이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아본다. 평등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분리와 배제 그리고 소외와 차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설명한다. 분홍고래. 1만3000원.

▶들국화 고갯길(권정생 지음·이지연 그림)=1978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발표된 권정생의 단편동화가 그림책으로 출간됐다. 숨이 차오르고 힘줄이 불거지도록 밭을 갈고 고된 일조차 '하느님이 내려 주신 성스러운 일'이라고 여기며 평생 숙명처럼 일해 온 할머니 소의 모습을 통해 노동을 숭고하게 여겼던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창비.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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