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변하고 있다. 홍수, 가뭄 등의 물난리가 전국에서 반복되고 있다. 기후변화 노출도 및 취약 수준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며,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사회·경제적 회복력은 더 큰 차이를 보인다. 지금까지 물 문제가 없었던 지역이라 해도 수자원 확보의 안정성과 수재해로부터의 안전성이 보장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제주도 수자원은 지하수 의존도가 매우 높다.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수자원 함양량 불안정, 물 수요량 증가, 지하 수질 악화 등의 문제로 수자원 공급과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도는 첨단 관측장비를 활용한 지하수 수위·수질·이용량 모니터링, 인공지능 기반의 자료 분석 등을 목적으로 한 '제주형 지하수 보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물관리를 위한 다양한 첨단기술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예측 정확도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첨단기술의 활용과 더불어 시민의 참여가 더욱 필요한 이유이다. 제주지역은 물에 대한 인식이 내륙과 다르고, 사람 간의 관계도 더욱 끈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제주도 지하수 관리는 도민 참여와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거버넌스가 물관리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물관리 정책 사례는 민간의 자발적 참여가 기후변화 적응의 출발임을 보여준다. AI, IoT 등 첨단기술의 가치도 지역사회의 관심 없이는 그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 모두 같이 고민해야 한다. 물 분쟁 및 갈등으로 어수선한 지역들도 있는 현시점에서 제주의 물관리 정책이 적정 물관리 방안의 미담으로 남길 바라본다. <전창현 중앙대학교 교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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