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목에 방패 모양으로 있는 분비샘)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몸의 대사 작용에 여러 문제가 생긴다. 눈도 예외가 아니다. 자가면역질환인 그레이브즈병(또는 바제도우씨병)에 의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경우, 갑상선 안병증이라는 안질환을 동반한다.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들이 눈 주위 조직에 쌓이고, 조직들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눈을 움직이는 근육들이 커지고, 주변 지방 조직과 결합 조직의 크기가 커져, 눈이 앞으로 튀어나오고 안구운동 장애를 일으킨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 중 약 20% 정도가 갑상선 안병증을 경험하며,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갑상선안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눈이 앞으로 튀어나오고, 눈꺼풀 부종이 생기거나 눈꺼풀이 뒤로 밀려, 놀란 눈처럼 보이게 된다. 눈을 일부러 크게 뜨지 않았는데도 검은 동자 위아래로 흰자가 많이 보인다면, 눈이 튀어나온 것을 의심해야 한다. 병이 더 진행되면 눈 돌출이 심해지면서 안구건조증, 결막(흰자의 얇은 막) 부종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자주 충혈되고, 뻑뻑하거나 이물감이 심해진다. 상황이 더 심해지면 노출된 각막(검은 동자)에 염증이 발생하거나, 안압이 올라간다.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염증으로 두꺼워지면,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 증상을 느낀다. 눈 움직임에도 제한이 생기고, 드물게는 시신경이 눌리면서 시력이 떨어지거나 실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 기능 이상 여부는 피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하지만 갑상선 안병증의 경우에는 시력이나 시신경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시력측정, 안압검사, 시야검사, 색각검사 등이 필요하다. 안구돌출계 검사로 눈의 돌출 정도를 확인한다.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나 눈 주변 조직이 커지고 염증 반응이 일어났는지 관찰하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초기에는 안구 건조증에 넣는 인공눈물 안약이나 연고 등을 사용하면서 관찰한다. 통증이 느껴지고, 결막이 충혈되며, 눈꺼풀이 심하게 붓는 급성 염증기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전신적으로 투여하거나, 방사선 치료, 면역억제제 투약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염증성 시기가 지난 뒤에는 6개월 이상 안구 돌출, 사시, 복시 등의 변화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다만 안구 돌출로 인해 미용적 문제가 발생한 경우라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압박성 시신경 병증이나 심한 각막손상 등 시력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는 급성 염증기에도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눈 주위를 둘러싼 뼈의 일부를 제거해 눈 주위 공간을 넓히거나, 눈 주위 지방조직을 제거해 공간을 넓히는 감압술을 가장 먼저 하게 된다. 이후 필요에 따라 사시.복시 수술이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눈꺼풀 수술을 한다. <김연덕 제주성모안과원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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