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선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연합뉴스 "최선을 다해 미국의 헌법을 수호하고 지킬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선서가 끝나자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부인 질 여사에 이어 가족을 끌어안은 바이든 대통령의 얼굴에도 감격이 번졌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식마다 워싱턴DC를 빼곡하게 채웠던 인파도,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축하하는 인파의 함성도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의회난입에 이은 추가 폭력사태 우려로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고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탓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DC 세인트매슈 성당에서의 미사로 취임일 일정을 시작했다. 여야 지도부가 동행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극심한 분열과 대립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화합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의회의사당으로 이동한 바이든 대통령은 오전 11시49분 취임선서를 마쳤다. 불과 2주 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난입해 아수라장을 초래했던 바로 그 자리였다. 취임연설은 통합에 방점이 찍혔다. 코로나19의 확산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불복 속에 어느 때보다 혼란이 심화한 미국 사회에 위기 극복을 위한 단합을 호소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국가를 부르러 나온 팝스타 레이디가가와 축하공연을 위해 나온 가수 제니퍼 로페즈 및 가스 브룩스도 평화와 화합을 호소하며 취임식 분위기를 북돋웠다. 버락 오바마·조지 W. 부시·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의회 인사 등 1천 명 정도의 참석자가 현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봤다. 새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러 미 전역에서 몰려온 인파 대신 의회의사당 앞부터링컨기념관까지 빼곡하게 꽂힌 성조기와 50개주를 대표하는 깃발 약 19만1천500개가바람에 펄럭이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으로 전 대통령이 된 트럼프는 현장에 없었다. 이미 아침 일찍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떠났고 대신 부통령이던 마이크 펜스가 취임식을 지켰다. 백악관 앞에서 손 흔드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 연합뉴스 참배에는 오바마·부시·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동행했다. 미국의 민주주의 수호와 단합을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첫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전직 대통령들이 힘을 보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스트'로 불리는 전용차량을 타고 대통령을 위한 호위를 받으며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에 있는 델라웨어대와 해리스 부통령이 나온 하워드대 악대 등이 앞장서며 '바이든 시대'의 개막을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탄 차량엔 '46'이라고 적힌 번호판이 달렸다. 46대 대통령임을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경호원들이 천천히 움직이는 차량 행렬을 따라 호위했다. 행렬은 백악관 인근 재무부 청사 앞에서 멈춰 섰다. 얼마 뒤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가족이 나와 백악관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간소하게나마 거리 퍼레이드를 한 것이다. 엄격한 출입통제 속에 거리에는 퍼레이드를 반길 인파는 없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웃음 띤 얼굴로 여러 차례 손을 흔들며 TV로 취임식을 보고 있을 국민에게 인사했다. 간간이 차단벽 너머의 취재진과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 등 일부 당국자들에게 뛰어가 직접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3시49분께 백악관에 입성했다.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8년간 수도 없이 드나든 백악관이지만 대통령으로서 발을 들인 건 처음이었다. 거의 50년에 이르는 정치인생에 바이든 대통령이 꿈꿔온 일생일대의 순간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하기까지 우려했던 폭력사태는 없었다. 워싱턴DC에서는 주한미군 병력 규모에 맞먹는 2만5천명의 주방위군이 동원돼 출입이 제한되는 '그린존'과 '레드존'까지 설정하며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연합뉴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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