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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물떼새 보호 위해 올레길도 우회한다
제주환경운동연합, 보호 캠페인 전개키로
동·서부 해안사구에 산란지 보호 안내판
알 많이 낳는 하도·사계는 6월까지 '우회'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21. 04.21. 15:00:38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안 백사장에 흰물떼새 한쌍이 알을 낳아 부화를 기다리는 모습. 한라일보DB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해 제주 해안사구에 알을 낳는 흰물떼새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지적(본보 5일자 5면)과 관련 환경단체가 산란지 보호에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사)제주올레와 함께 해안사구에 알을 낳는 흰물떼새 산란지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흰물떼새를 보호하려는 환경운동연합과 흰물떼새의 산란지인 해안사구를 올레길로 활용하는 제주올레가 마음을 모으면서 이뤄진 것이다.

 먼저 지난 20일 동부지역 해안사구 중 흰물떼새가 알을 낳는 김녕·하도·시흥·신양·표선 해안사구에 '흰물떼새 산란지 안내판'이 설치됐다. 오는 27일에는 서부지역인 사계·하모 해안사구에도 안내판이 설치될 예정이다. 아울러 흰물떼새가 알을 많이 낳는 하도 해안사구와 사계 해안사구의 경우는 산란 시기인 6월까지 올레길을 우회하기로 했다. 

 제주의 해안사구는 바다와 육지 생태계의 중간지대인 '점이지대'로 불린다. 점이지대에는 육지에도, 바다에도 존재하지 않는 염생식물 등 희귀한 동식물이 많이 생육하기 때문에 보존가치가 높다.

 흰물떼새는 3월부터 6월까지 제주의 해안사구에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른다. 하지만 제주 해변에 개발 사업이 집중되면서 산란지가 크게 위축됐다. 아울러 해변을 거니는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발길에 알이 깨지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된 모금을 통해 얻은 기금 중 일부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20일 동부지역 안내판 설치 당시 흰물떼새 둥지 1곳과 갓 부화한 새끼 2마리, 산란을 준비 중인 흰물떼새 4쌍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해안사구 보전 모색을 위한 정책 발굴 토론회'에서 환경운동연합은 ▷해안사구에 대한 보호지역 지정 ▷해안사구 중 일정 구역을 연안 습지의 범위에 포함하는 법 개정 ▷해안사구 보전조례 제정 ▷야자매트 철거·우회로 개설 등 행정당국의 긴급조치 등을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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