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구이·젓갈 등 먹는 방법 다양하지만 으뜸은 ‘물회’ 자리돔의 계절이 돌아왔다. 뼈째 씹는 맛이 일품인 자리돔은 5~6월이 제철이다. 특히 최근 들어 어획량이 크게 늘었다고 하니 자리돔을 즐기기에 이만한 시기가 없을 듯 싶다. ▶자리돔의 계절=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자리돔은 암초 계곡에서 자리를 지키며 사는 정착성 어종이다. 멀리 이동하지 않고 한 자리를 지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는 유래가 있다. 자리돔은 수심 200~300m의 깊은 바다에서 사는 옥돔과 달리 수심 2∼15m 지점에서 무리 지어 분포한다. 자리돔은 근 몇년간 어획량이 줄어 '떠서 잡는다'는 표현이 민망할 정도로 귀한 몸이 됐다. 옛날에는 워낙 자리돔이 많이 잡혀 바다에서 잡은 자리를 갖고 중산간까지 가 메밀과 맞바꿨다는 기록도 있지만 최근에는 자리돔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다행히 올해부터 자리돔 어획량이 크게 늘면서 소비자와 어민 모두 웃음을 짓고 있다고 한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매년 이맘때 쯤 서귀포시 보목항에서 열리던 '보목자리돔 축제'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리돔 즐기는 법=자리돔은 물회, 젓갈, 구이, 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물회다. 비늘을 벗기고 머리와 지느러미를 제거한 뒤 잘게 썰어 된장과 식초, 다진 마늘과 함께 무쳐낸 뒤 물과 오이, 양파, 깻잎 등을 넣어 먹으면 된다. 기호에 따라 톡 쏘는 맛과 상쾌하고 시원한 맛이 있는 초피나무 잎을 넣기도 하는데 제주에서는 이 초피를 '제피'라고 부른다. 옛날에는 물회에 식초 대신 쉰다리를 넣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씨알이 굵어 뼈가 다소 억센 것은 구이용으로 제격이다. 별다른 양념도 없이 소금만 있으면 충분하다. 자리젓을 이맘때쯤 담그면 겨울철에 먹을 수 있다. 자리돔을 소금물에 씻어 소금을 뿌려 숙성시킨 뒤 먹을 때는 다진 풋고추와 식초를 넣어 무쳐 먹는다. 기호에 맞게 통째로 또는 다져서 먹을 수 있는데, 밥에다 자리돔 젓을 올린 뒤 콩 잎에 싸서 먹으면 금상첨화다. 이상민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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