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가지치기로 앙상한 모습만 남은 제주도청사 녹나무. 강희만기자 가지는 물론 줄기까지 과도하게 잘라내는 공공청사의 전정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는 마치 목이 잘린 듯 몸통을 싹둑 자른데다 가지 하나 없어 오히려 나무를 해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청사 후문 주차장 주변, 한창 녹음이 우거져야 할 시기에 이곳에 식재된 녹나무 40여그루는 가지와 줄기 등이 잘린 채 앙상한 모습으로 서 있다. 이들 녹나무는 수령이 40~50년이 되면서 삭막한 도심의 도시숲이자 가로수로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제주도가 한 달 전 쯤 도로가 6m에 불과한데다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강전정'을 했다. '강전정'(topping)은 가지의 80% 이상 잘라내는 과도한 가지치기에 해당돼 나무에 해가 되는 만큼 가급적 금지하고 있는 방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시 청사 녹나무도 최근 몸통만 남긴 채 가지가 전부 제거된 상태로 거의 벌목 수준으로 잘려나갔다. 이로 인해 잘리기 전까지만 해도 아름드리 나무로 풍치를 자랑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흉물스런 자태만 남아있다. 더욱이 녹나무는 제주도를 상징하는 나무인데다, 개인 사유공간도 아닌 민원인과 외래방문객이 많은 공공청사의 나무를 벌목 수준으로 잘라내면서 청사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 게다가 제주도는 미세먼지 등 이상기후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도시숲 조성 등을 위해 500만그루 나무심기를 하고 있다. 제주시청내 녹나무. 시청 관계자는 "나무가 잘 자라게 하려고 해서 조경업체에 맡겨 '강전정'을 했다"고 해명했다. 식물학자인 김찬수 박사(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는 "녹나무는 가지치기를 해도 잘 죽지는 않지만 벌목한 것을 보면 '단간작업'으로 줄기를 잘라버린 것"이라며 "청사는 시민들과 외래방문객들이 많은 곳이고 다 보는 장소인만큼 대책없이 자르는 것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어느 정도 키우겠다 하는 것을 정하고 나무모양을 잡아줘야 하고, 나무따라 관리매뉴얼이 있어야 하는데 이제와서 아무런 기준없이 처리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