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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윤의 데스크] MZ세대의 선택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21. 05.28. 00:00:00
올 4월 7일 치러진 서울 및 부산시장 등 재보궐 선거와 관련 승리와 패배 원인을 놓고 전문가들의 분석이 넘쳐났다. 승리를 차지한 국민의힘이 잘해서 된 게 아니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양당 모두 잘잘못을 떠나 2030 세대들의 선택에 의해 결판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로인해 내년에 예정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셈법이 한창이다. 더 나아가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른 가치관과 사고체계를 지닌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등장으로 선거판은 그야말로 그들의 성향 분석에 혈안이다.

MZ세대의 등장으로 우리사회가 과거 좌우이념과 계층·지역 간의 갈등에서 최근 들어서는 세대간의 갈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회곳곳에서 갈등구조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 불길은 정치권으로 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국민의힘 당권레이스가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35세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차기 당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선두고 치고나가고 있다는 언론보도에 앞선 세대들의 견제가 이어지면서 비롯되고 있다. 이를 두고 볼썽사나운 진흙탕 싸움이라는 비난과 다른 한편에선 나름 당내의 역동성을 찾을 수 있는 테마여서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교차하고 있다.

정권재창출이라는 지상과제를 앞에 둔 더불어민주당은 좌불안석이다. 과거처럼 젊은 층이면 진보이고, 진보세력은 자신들을 지지한다는 정설이 붕괴되고 있어서다. 대선 레이스에서도 유력후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경쟁하고 있지만 섣불리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결국 여야 정치권은 자신들의 능력과 노력에 의해 승패를 결정지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코로나 19로 가뜩이나 위축된 상태에서 LH사태를 비롯해 무수히 많은 불공정한 사례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MZ세대의 선택을 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눈앞의 승리만을 좇으면서 세대의 문제는 물론 세대 간의 갈등 해소를 위한 종합적인 대안마련에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조선의 마지막 왕조가 무너지고 일제강점기를 거쳐 양반과 평민의 계급사회가 무너지며 사실상 신분의 차이가 없어진 역사가 있다. 그렇지만 불과 100년 남짓 지나면서 새로운 계급사회가 등장하는 것을 우려하게 됐다. 가진 자들의 대물림과 횡포,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자신의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면서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은 이미 잊히고 있다. 그런 기회도 주어지지 않고 있다. 새로운 신분사회가 도래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사회는 양극화가 더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소위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힌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화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대화하고 소통할 여력도, 의지도 없는 게 우리 정치권의 현주소인데 어떻게 그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암울한 미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시대는 올 것인가. 묻고 싶다.

또다시 우리는 선택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선거를 통한 개혁이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이제 사치일 듯싶다. 그래도 선택해야 된다. 투표로 달라질 수 있다면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게 늘 아쉬워서 탈이다. 내년 3월에 출렁거리고, 석달 뒤 또다시 들썩이는 선거판에 우리 MZ세대들은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조상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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