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개에 4500원이란 가격표를 보고 살까말까 한동안 망설였죠. 쌀이랑 돼지고기 값도 상당히 올라 식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요." 유통매장이나 전통시장에서 장보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가 정부에서 발표하는 물가지수보다 높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채소류와 쌀, 과일 등 가정에서 구입빈도가 잦은 '밥상물가' 가격이 평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은 최근 물가 상승이 지난해 저물가의 기저효과로 일시적 현상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 대면소비가 활성화되면 보복소비 등으로 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가 강세 속 한국은행이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 경제성장을 위협한다고 판단해 현재 0.50%로 역대 최저수준인 기준금리의 연내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금리 인상시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제주동문시장의 소매가격 기준 쌀(20㎏)은 6만4300원으로, 평년(4만8860원) 대비 31.6% 올랐다. 작년 동기(5만3600원)에 견줘서도 19.9% 올랐다. 채소류와 과일도 오른 품목이 대부분이다. 오이는 10개(가시오이 계통)에 7080원으로 평년(5570원) 대비 27.1% 올랐고, 적상추는 100g에 평년(600원) 대비 55.0% 오른 930원에 판매되고 있다. 대파 가격은 ㎏당 3000원으로 한달 전(3660원)보다 내렸지만 평년(2500원) 대비 오름세가 여전하다. 토마토는 ㎏당 4830원으로 평년(3770원) 대비 28.1% 뛰었다. 국산 깐마늘 가격은 ㎏당 평년(8770원) 대비 6.3% 오른 933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과일 가격도 오르긴 마찬가지다. 작년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 피해가 컸던 사과(후지)는 개당 3500원으로 평년(2210원) 대비 58.4%, 배(신고)는 4000원으로 평년(2880원) 대비 38.9% 뛰었는데 가을철 햇사과와 배 출하 전까지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해마다 봄철부터 가격이 오름세를 띠는 돼지고기는 국내산 삼겹살 100g당 2730원으로 평년(2320원)에 견줘 17.7% 올랐다. 밥상물가 상승세는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지수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최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물가동향을 보면 5월 도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6% 올랐는데, 구입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으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4.6% 올랐다. 2011년 8월(5.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인데 올 1월 0.6%, 2월 1.7%, 3월 2.8%, 4월 4.3%에 이어 상승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신선 어개와 채소, 과실 등 기상이나 계절별로 가격변동이 큰 신선식품지수는 5월에 14.5% 올라 올 2월 이후 넉달 연속 두 자릿수의 가파른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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