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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제주4·3위원에 4·3왜곡 인사 추천 '논란'
이승학 제주경찰 4·3유가족회 사무총장-문수정 변호사
4·3유족회 "사실이라면 4·3 해결할 뜻 없다는 것" 격앙
국회=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입력 : 2021. 07.19. 14:37:05

지난 6월 제주를 찾아 4·3평화공원에 분향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한라일보DB

국민의힘이 제주4·3 추가 진상조사를 위해 구성되는 제주4·3위원회 위원으로 4·3특별법 개정 저지에 나섰던 인사들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 정부 제주4·3 관련 부서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위원으로 이승학 제주경찰 4·3유가족회 사무총장과 문수정 변호사(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를 추천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제주4·3유족회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국민의힘이 이들을 추천한 것이 사실이라면 4·3특별법을 무시하고 4·3을 해결할 생각이 없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4·3특별법을 합의 통과할 때도 앞으로 4·3해결에 같이 하겠다고 했고, 보완입법도 같이 하겠다고 밝혔는데 엉뚱한 인사를 추천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실제 이 사무총장은 제주4·3을 폭동으로 규정하는 단체에 소속돼 "제주4·3특별법은 위헌"이라고 주장해왔고, 지난 2월 제주4·3특별법 개정안 당시에도 국회 등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국회 통과 저지 활동을 펼쳤다.

여기에다 국민의힘이 이번 위원 추천과정에서 제주4·3유족회나 국민의힘 제주도당과도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들 인사를 추천한 과정과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 측은 위원 추천에 대해 공식 발표를 미룬 채 제주도당에도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위원 추천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4.3 담당 부서에서는 "국민의힘으로부터 위원 추천을 받은 것은 맞다"며 "확정이 되면 총리에게 재가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측에서는 추천인사에 대한 인사검증 절차는 별도로 밟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23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도부 출범 이후 호남에서 적극적 행보를 보이며 아픈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미래에 대해 얘기를 하기 시작한 것처럼, 제주에서도 4·3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향적이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제주4·3 배·보상 문제 해결에도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21일 개정된 제주4·3특별법 시행에 따라 여야 원내 교섭단체에 위원 각 2명 씩 추천을 의뢰했다. 제주4·3특별법에서는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 위원회 위원 중 4명(여야 교섭단체 각 2명)을 국회 추천을 받아 국무총리가 임명하거나 위촉하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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