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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파내는 하천정비… "먹을 물도 위협"
11일 제주형 하천 정비방안 모색 토론회
암반 제거 집중하면서 자연성 '영구 훼손'
지반 망가지며 지하수 함양비율도 감소
친환경 하천공법·복개 구간 개복 '제언'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21. 08.11. 17:00:01

제주도내 하천정비 현장. 고병련 교수 제공

하천 바닥을 파괴하는 식의 제주 하천정비사업이 지하수 함양비율을 감소시킨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1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형 하천 정비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고병련 제주국제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하천의 자연성을 위한 제주도 하천정비에 대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고 교수는 "제주의 하천은 지방2급 하천 60개소와 소하천 83개소 등 143개소로, 총 연장 길이는 1907㎞에 달한다"며 "구체적으로 분류하면 86.4㎞가 실폭 하천, 세류(가늘게 흐르는 시냇물)는 626.5㎞, 건천이 1194.3㎞"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의 하천정비는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가속화되고 있으며, 현재는 소하천까지 확대해 정비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비가 하상(하천 바닥) 파괴, 석축쌓기, 복개 등 태풍이나 집중호우에 대비한 치수에 집중하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상 파괴에 대해서는 "기존 하천정비는 하천의 횡적 확대보다는 종적 깊이에 치중하면서 암반 제거로 인한 파괴가 진행됐다. 이제는 하천 바닥의 원형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면서 "이러한 정비는 하천의 자연성을 영구히 훼손하는 것으로 제주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또 "하상의 암반 파괴로 하천이 물을 저류할 수 있는 기능이 상실됐고, 지반이 망가져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 함양량 감소라는 장애를 유발하고 있다"며 "하상 파괴는 하천의 자연성을 무참히 무너뜨리는 묵시적 범죄"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밖에도 고 교수는 ▷소(웅덩이) 파괴로 인한 생태계 교란 및 습도조정 기능 상실 ▷토사 유출로 인한 해안 조간대 오탁물 증가 등 하상 파괴로 인한 부작용을 추가로 소개했다.

 이에 고 교수는 하천의 자연적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친환경 하천공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 교수는 "현재 하상 파괴로 직강화된 하천 구간에 생태하천복원 기법을 도입해 하천 내 물길을 곡선화시켜야 한다"며 "여기에 폭이 축소된 구간은 예전의 하천 폭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복개하천을 과감히 개복하는 결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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