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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뛰고 또 뛰더니…제주 주택매매거래 절벽 오나
매도자는 상승 기대감에 매물 거두고 수요층은 "살 엄두 못내"
9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 전망 50…전달보다 30.9p 하락
은행권의 가계대출 줄이기까지 겹쳐 당분간 관망세 예상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입력 : 2021. 09.02. 18:04:21

제주시 전경.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한라일보DB

작년 연말쯤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제주지역 집값이 뛰고 또 뛰면서 팔겠다는 이도, 사겠다는 이도 급감하고 있다. 매도자 입장에선 가격 추가상승 기대감이, 매수자는 비정상적으로 오른 집값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급증하는 가계부채 관리 명목으로 시중 은행을 압박해 대출을 조이고, 신용대출도 연소득 수준으로 한도를 축소하면서 대출받아 집을 사기도 쉽지 않아 당분간은 거래절벽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도내 주택매매거래량은 957호로 전달(1277호) 대비 25.1% 감소했다. 주택시장 활황세가 멈추며 2017년 초부터 2020년 10월까지 3년 이상 부진을 면치 못했던 매매거래량은 11월 1024호로 회복된 후 올해 6월까지 1000호 이상을 지속했지만 9개월만에 다시 1000호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7월 주택매매거래량 중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69호로 집계됐는데, 이는 작년 10월(319호)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올 5~6월만 해도 각각 402호, 642호의 아파트가 매매거래됐던 것에 견주면 감소세를 알 수 있다.

 이같은 주택매매거래 감소는 작년 연말부터 급등한 가격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제주와 강원을 제외한 전국의 정부의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묶인데 따른 풍선효과로 다른지방 가수요가 제주 집값을 끌어올렸다. 또 올해 3~4월 제주시 연동에서 분양한 역대 최고가의 민간아파트(연동한일베라체 더퍼스트 전용 83㎡에 5억8160만~6억7910원, e편한세상 연동센트럴파크 84㎡ 전용 8억7130만~9억4830만원)는 상승세를 타는 주택시장에 기름을 붓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들 아파트 분양 후 제주시지역 단지형 아파트가격은 세대당 2억원 안팎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제주시 아라스위첸아파트는 7월 매매가가 전용 84㎡에 7억4000만원으로, 올 2월(5억6000만원)보다 1억8000만원 뛰었다. 연동 대림이편한세상 2차는 8월에 전용 84㎡에 9억2500만원에 매매거래돼 올 1월(6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오름세를 짐작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동향을 보면 8월 다섯째주(30일 기준) 기준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0.51% 올라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또 올들어 누계 상승률은 15.09%로 인천(16.16%) 다음으로 높았다. 작년 같은기간에는 1.44% 하락했었다.

 제주지역의 주택경기 위축은 주택산업연구원이 매달 발표하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9월 HBSI 전망치는 50.0으로 8월(80.9)에 비해 30.9p 하락해 올들어 최저를 기록하며 주택사업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대됐다. HBSI 실적도 5월 기준치 100을 기록한 후 6월 87.5, 7월 85.7, 8월 62.5로 4개월 연속 하락하며 올들어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도내 한 공인중개사는 "주택매매거래는 거의 뜸하고 전월세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집을 팔겠다고 내놨던 이들이 올들어 가격이 급등하자 다 걷어들이면서 매물이 많이 줄었고, 실수요자 입장에선 급등한 집값에 살 엄두도 못낼 뿐더러 지금 집을 샀다간 꼭지에 잡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까지 더해져 당분간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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