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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2021 제주愛빠지다] (11)제주 '말고기'에 흠뻑 황대진 대표
"맛있고 부담없는 말고기는 어떠세요?"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1. 09.14. 00:00:00

말고기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오주영(29)씨와 황대진(38·오른쪽)씨.

제주 자연에 빠져 7년 전 입도
토종음식점 돌며 말고기 연구
초밥·소시지 개발로 차별화

"제주만의 아이템으로 내 사업을 하고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제주시 삼도2동에서 '말고기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황대진(38)씨는 올해 7년차 이주민이다. 오름을 탐방하며 제주의 매력을 느꼈던 그는 2016년 번잡한 도심에서의 생활을 뒤로한 채 아내와 함께 제주에 입도했다. 먹는 것에 진심이라는 그는 수년간 맛집을 찾아 돌아다녔다. 특히 제주다운 것을 알고 싶었다는 그는 토종음식점을 주로 찾았다.

"처음 제주도에서 말고기를 먹었을 때의 맛을 잊지 못해요. 사람들이 왜 말고기를 자주 먹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죠."

인지도 부족과 비싼 가격을 원인이라 생각한 그는 직접 말고기 산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말고기를 부담없는 가격에 제공하고, 타 지역사람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말고기를 이용해 김밥, 덮밥, 라멘 등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관에 봉착했다. 원가도 비쌌고, 조리법도 쉽지 않았다. 돼지고기, 소고기와는 제조법이 매우 달랐다. 그는 수백 번 시도 끝에 결국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냈다.

말 불고기 초밥.

"음식평론가들에게 너무 맛있고, 판매 가능하겠다는 의견을 받았을 때 너무 행복했어요. 꿈이 실현될거란 생각에서요."

그는 행원리에 '말이소'라는 식당을 개업했다. 손님은 많았지만 지리적으로 접근이 쉽지 않다보니 알바생 지원자가 없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모든 일을 혼자 하면서 건강이 악화돼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당시 2호점을 낼까 고민했었는데, 몸 상태를 보니 안될 것 같았어요.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죠. 뒤로 물러나 사업을 재구상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죠."

쉬는 동안 시스템을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그는 더큰내일센터 1기생으로 들어가 창업과 지원사업, 마케팅 등을 배웠다. 이 곳에서 동업자 오주영(29)씨도 만났다.

말 육회 초밥.

말고기 육즙 소시지.

"공부를 하다보니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이더군요. 예전엔 더 맛있는 음식 제공에만 혈안이 됐다면, 이젠 원인을 찾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생각할 수 있게 됐구요."

창업사관학교 및 예비창업패키지 등의 지원사업에도 합격한 그는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먹을 수 있고, 비싸다는 편견을 깰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가 말고기 초밥과 소시지를 개발했다. 가격도 1만원 이내로 책정했다. 올해 7월 '말고기 연구소'를 정식 오픈했고, 현재 많은 사람들이 찾는 어엿한 식당으로 성장했다.

현재 그는 말고기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비싸다는 편견을 없애고, 제주에서 귀하게 자란 말고기를 꼭 먹어야 한다는 이유를 제시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손님들이 오지 않겠어요? 이는 축산업의 모든 종사자와 함께 제주도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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