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북상중인 태풍 '찬투'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서귀포시 성읍리 소재 한 농경지가 물에 잠겨 있다. 이상국기자 제주를 향해 북상중인 태풍 '찬투'로 많은 비와 강풍이 예상되면서 최근 이어진 가을장맛비가 그친 틈을 타 파종하거나 정식한 월동채소 재배농가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또 일각에선 양배추나 브로콜리, 마늘 등의 채소류 피해가 발생할 경우 대체품목으로 월동무를 파종할 가능성도 있어 월동무 과잉생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농협제주지역본부와 지역 농협에 취재한 결과 이달초 파종한 월동무와 마늘, 모종을 정식한 양배추와 브로콜리가 태풍의 영향으로 강풍과 침수로 인한 유실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때아닌 가을장마가 지난달 말부터 지속되면서 월동무, 마늘, 양배추 등 채소류 파종작업이 예년보다 늦어졌는데, 느린 속도로 북상하는 태풍의 영향으로 이번주 금요일까지 비날씨가 예보되면서 파종시기는 더 지연되는 상황이다. 현재 월동무 파종률은 50~60%, 마늘은 30%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해마다 9월 초·중순에 제주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태풍때마다 막 파종작업이 이뤄져 뿌리가 채 활착하지 않은 작물들이 강풍에 뿌리가 흔들리거나 빗물에 휩쓸려 유실되는 피해가 반복되곤 했다. 현재 뿌리가 활착될 정도로 생육한 품목은 8월에 집중적으로 파종이 이뤄진 당근 정도다. 일부 채소류 재배농가에선 강풍으로 인한 작물의 뿌리돌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그물망을 씌우는 등 태풍에 대비하는 상황이다. 제주시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모종을 정식한 브로콜리나 양배추 등이 태풍 피해를 입을 경우 모종 확보가 여의치 않은 농가에서 월동무를 대파할 경우 월동무 생산량이 증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월동무는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파종 가능한 품목으로 꼽힌다. 월동무 재배농가들로 구성된 (사)제주월동무연합회는 최근 3년 연속 월동무 과잉생산으로 값이 폭락하자 올해는 재배 부적지로 판단되는 해발 150m 이상 고지대에선 월동무 파종을 자제해줄 것을 적극 요청하는 등 재배면적 10% 줄이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성산일출봉농협 관계자는 "월동무는 파종 후 3일이면 싹이 나는데, 아직 뿌리가 깊숙이 내리지 못한 농경지도 적잖아 태풍 피해가 우려되는데, 피해가 큰 농경지에서는 재파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월동무 이외의 다른 채소류가 태풍 피해를 볼 경우 모종 확보가 어려운 농가를 중심으로 월동무를 파종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월동무 생산이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제주자치도는 이달말까지 도내 주요 채소류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재배면적 신고를 받고 있다. 앞서 도가 지난 7월 조사한 재배의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동무는 5042㏊로 작년(5056㏊)보다 0.3% 감소하고, 평년(4951㏊)보다 1.8%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당근은 1456㏊로 평년(1349㏊) 대비 7.9%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양배추는 평년(1913㏊) 대비 7.0% 감소한 1780㏊, 마늘은 평년(2037㏊) 대비 19.1% 감소한 1647㏊로 조사됐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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