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정치/행정
제주환경보전기여금 쓰임새 놓고 정치권 '공방'
이재명 "관광객에게 돈 거둬 일부 제주형 기본소득으로"
유승민 "통행세냐" 원희룡 "베끼기 공약으로 사기 친다"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1. 09.29. 15:50:41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유승민 전의원, 원희룡 전제주지사. 연합뉴스

이 후보 캠프 측 "제주도민 희생하며 치른 노력 깎아내려"

[종합]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제주 방문 관광객으로부터 1인당 최대 1만원을 받아 일부를 도민에게 환원하는 '제주형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제주형 기본소득의 재원이 되는 '환경보전기여금'을 '통행세'라고 비판하자, 이 후보 쪽에서는 "제주도가 관광도시로서 희생하며 치른 노력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역공을 폈다.

정치권 공방이 오간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지난 27일 제주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상공회의소에서 환경보전기여금 제도를 활용해 제주지역에 기본소득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후보는 "(환경보전기여금 명목으로) 관광객 1인당 8000~1만원을 받으면 연간 1500억~2000억원의 수입이 생긴다"면서 "(이 돈을) 신재생에너지나 환경 보전에 사용하고 일부는 제주도민에게 (기본 소득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약이 발표되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인 유승민 후보와 원희룡 후보는 각각 "황당한 공약을 발표했다" "베끼기 공약으로 사기를 치고 있다"며 비판했다.

유 후보는 "이번에는 통행세인가"라며 "(이 후보의 제주 공약대로라면) 서울시민 기본소득은 서울 톨게이트나 서울역에서 1만원씩 거두고, 전국 광역도시마다 톨게이트나 역에서 1만원씩 징수해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건가"라고 되물었다.

제주지사 재임 시절 송악선언을 통해 환경보전기여금 도입을 공식화했던 원 후보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마치 (이 후보가) 자신의 새로운 공약인 양 발표했다"면서 "환경보전기여금이라고 해놓고 재원을 기본소득 등 다른 곳에 쓰겠다는 것은 국민에게 사기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이 후보의 제주 공약을 비판하자 이번엔 이 후보 측에서 공세를 취했다.

이재명 캠프의 제주선대위원장을 맡은 송재호 의원은 "유 후보가 제주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제도를 고속도로 통행세, 톨게이트 요금으로 빗대며 제주도가 관광도시로 국민에 봉사하고 희생하며 치른 노력을 깎아내렸다"면서 "발리, 파리, 몰디드 등 세계 주요 관광도시들이 여행세를 도입하는 것은 관광 소비와 생산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관광객·사업자들이 얻는 편익을 일치시키는 '원인자·수익자 원칙'을 적용해야한다는 당위성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환경보전기여금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도입을 추진했고, 올해부터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지사직 중도 사퇴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선을 목적으로 중도 사퇴한 국민의힘 소속 전 도지사 때문에 도정의 공백이 생긴 것도 모자라 도민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에 딴지를 거는 태도가 국민을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