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만성질환으로, 불면증 환자의 45%가 10년 이후에도 여전히 불면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보통 불면증이 생기면 수면제를 자가 처방하거나 술을 마시고 잠드는 등 혼자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다. 하지만 일시적인 불면증이 나타났을 때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해결하려다 만성불면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불면증으로 내원한 환자를 조사한 결과, 불면증 환자의 90%가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거나 수면제 및 수면유도제를 오·남용한 적이 있으며, 불면증이 악화돼 다시 약을 늘리면서 어지럼증이나 낮 졸림증 같은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제를 장기 복용해 부작용으로 건망증이 생기거나 섬망 현상을 겪고, 잠든 상태에서 걸어 다니거나 운전을 하는 등 위험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섬망을 피하기 위해서는 수면제 복용 후 30분 이내에 잠을 자야 하며, 섬망과 수면보행증 모두 허가용량보다 과다 복용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매일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은 종일 피곤하고 힘이 들어 가장 손쉬운 불면증 해결 방법인 음주를 하거나 수면제 복용을 고민하게 된다. 술을 마시고 잠들 경우에 잠드는 시간은 빨라지지만, 실제 수면 중 깨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결국 불면증은 해결되지 않는다. 한편 수면제 복용이 궁극적 치료법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전문가 처방을 토대로 안전하게 복용한다면 효과적일 수 있다. 최근에는 수면제의 안전성이 높아져서 장기간 복용을 해도 큰 위험이 없고 부작용도 거의 없어서 의사의 처방대로 잘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수면제의 장기간 사용은 금단증상 및 의존의 위험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단기간 복용하고 올바른 수면 습관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록 앞으로 개발될 새로운 약물들이 남용이나 의존의 위험이 전혀 없는 약물로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잘 것 같은 두려움'과 같은 심리적 의존을 없애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불면증이 3주 이상 계속될 땐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불면증의 원인을 파악한 후 전문의 처방에 따른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불면증의 발생과 유지에 영향을 주는 불안장애, 우울장애와 같은 동반 질환을 치료해야 하며,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등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수면을 위해 약물을 사용해야 할 경우에 의존성은 적으나 수면 효과를 가지고 있는 항우울제나 항히스타민제 등도 고려하면 좋겠다. 수면제를 사용해야 할 경우에도 가능하다면 의존성이 적은 약물을 먼저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장기간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의존과 내성의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도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강지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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