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오름·동굴 황홀한 생태계 보고 곶자왈 숨골 등 놀라운 지형·식생 세계적 가치 개척 마을 조성 당시 흔적 '테시폰’ 고스란히 이주 열풍 전부터 ‘살기 좋은 곳’ 소문난 마을 누구나 알다시피 제주도는 화산섬이다.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한라산과 더불어 360여 개에 이르는 오름이라는 화산체가 연산연봉 굽이친다. 뜨겁게 들끓어 올랐던 마그마의 자취는 화산체만이 아니다. 산과 들, 그리고 바다에 이르기까지 기묘한 형상으로 변상증을 일으키는 바위부터 발길에 치이는 조그만 돌멩이 또한 냉각된 마그마의 결정이다. 이뿐인가. 무엇보다 이 섬의 자랑인 맑고 시원한 물, 어쩌면 제주섬의 혈류인 지하수와 용천수도 마그마의 궤적이 낳은 결과물이다. 마그마의 궤적은 우리의 눈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두말할 필요 없이 동굴이다. 마그마의 맥박과 호흡이 낳은 영겁의 결과물 중 하나인 오름과 동굴을 동시에 품고 있는 마을이 바로 선흘2리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라는 이름으로 이 마을의 오름과 동굴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 됐다. 세계자연유산본부가 자리한 이 마을은 어떤 이력을 품고 있을까?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의 전경 마을 안을 수놓은 도라지밭 세계자연유산센터 제주도는 비경으로 가득 찬 곳이어서 모든 곳이 아름답지만 선흘2리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동굴을 품은 화산체 거문오름이 있다. 거문오름은 해발 456.6m 비고 112m의 높이에 말굽형의 분화구를 지니고 있다. 지난 2005년 천연기념물 제444호로 지정됐고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곶자왈과 숨골, 수직동굴을 비롯한 놀라운 지형과 식생을 자랑하는 이 오름에는 옛사람들이 민속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숯굴(숯가마)이 있는가 하면 식민지 시대 결7호 작전의 결과물 중 하나인 진지동굴이 분화구 안에 여섯 곳이나 만들어져 있다. 이 진지동굴에는 일본군 108여단 사령부가 주둔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거문오름은 용암이 분출하면서 해안까지 이르는 사이 뱅듸굴, 웃산전굴, 북오름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굴, 당처물동굴 등 수많은 동굴군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거문오름뿐만 아니라 알밤오름, 웃밤오름, 우진제비오름, 민오름, 부소오름, 부대오름 등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오름들과 멍중내 등의 하천이 있어서 비경에 한몫을 더한다. 또한 2012년에는 세계자연유산센터가 개관돼 선흘2리는 물론 제주도의 자연경관 전반에 걸친 사항을 집대성하며 세계적 가치를 조명하고 있다. 알밤오름 자락의 테시폰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의 아름다운 교정 "어쩌다 이장직을 맡게 되고 보니 골치 아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크고 작은 개발사업 때문에 마을이 몸살을 앓고 있어서 동분서주하면서 해결책을 찾아다녀요. 그렇다고 희망적인 일을 뒷전으로 미루는 것도 아니에요. 세계자연유산센터 내에 있는 마을기업을 정상화시키는 일에도 부심하고 있어요. 마을의 내력은 깊지만 근래에는 대다수가 이주민이어서 마을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지는 일도 고민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CI 만들기 사업, 마을 로고 만들기 사업도 추진하고 있어요." 이상영 선흘2리 이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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