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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플러스] 독서의 계절 이색 책방은 어떨까요?
‘등화가친’서 유래된 독서와 가을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1. 11.12. 00:00:00
옛 정취 느낄 수 있는 제주책방
세계적인 그림책 등 특색 한가득

높은 하늘과 선선한 바람, 붉은 빛과 노란 빛으로 물드는 단풍을 보고 있자니 가을의 한복판이다. 이른바 독서의 계절.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는 명언을 남겼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뒤집어 쓰고 있던 이불을 박차고 이색 책방에 찾아가 책을 만나보는 것도 좋은 휴식 방법이겠다. 소중한 사람과 같이 간다면 더 좋지 않을까.

▶독서의 계절 '가을'의 유래=가을이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말은 등화가친(燈火可親)이라는 고사성어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

'서늘한 밤 가을밤 등불을 가까이 하며 글 읽기에 좋다'는 뜻인 등화가친은 당나라 시대 대문호였던 한유가 아들에게 독서를 권하기 위해 지은 시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에서 유래됐다. 이 시는 '서늘한 기운이 들녘에 내리니 등불을 가까히 밝히고 책을 펼칠만 하지 않은가'라는 내용이다.

1920년대 일제 문화통치기 때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공식이 생겼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 가을과 독서를 연관짓는 표현이 당시 신문기사와 잡지에서 처음 쓰였고, 조선총독부 도서관이 가을에 공공도서관들을 중심으로 '도서관협회'를 조직했다는 것이 주장의 근거다.

아울러 가을에는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며 독서에 전념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줄어들며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신경전달물질 '세르토닌'의 분비가 줄어 타 계절 대비 사색적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설이 존재하고 있지만 실제 9월이 독서의 달로 정해진 것은 1994년부터다. 당시 정부는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 시행령에 근거해 독서의 달을 정하고, 책 읽기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 영향으로 독서의 계절이란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힌 것으로 보인다.

▶옛 고씨주택(제주책방·제주사랑방)=제주 원도심 산지천 일대에 자리잡은 고씨주택은 원도심 공동체활성화를 위해 주민 커뮤니티 및 제주콘텐츠 기획, 전시 등 도시재생 문화자원 향유 공간이다. 산짓물공원 바로 앞 골목 사이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건물은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에 건설됐지만 기술적으론 일본식 건축을 참고해 지어졌다. 또 제주 민가의 전통적 내용을 계승하며 과도기적 건축물이라고도 불린다. 옛 원도심의 정취와 일제강점기 당시 시대상을 잘 보여준다는 취지로 2017년에 복원됐다. 제주 전통 건축 방식과 방바닥에 설치된 다다미, 격자식 유리창문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안채와 바깥채로 나뉘는데, 안채는 제주사랑방, 바깥채는 제주 책방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있어 옛 고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제주 책방에서 책을 빌린 후 사랑방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단, 1시간 이상 장시간 개인적 공간 점유 행위는 금지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슴책방=유럽과 일본 등을 직접 찾아가 주목할 만한 세계 그림책 작가의 작품을 선별, 팝업 북과 드로잉 북, 페이퍼 커팅 등 이색적인 그림책을 들여와 아름답게 선보이는 사슴책방은 현재 다양한 시각 예술 책들을 취급하고 있다.

서가의 80%가량을 차지하는 해외서적 중 이보경 대표가 직접 해외를 찾아 작가 사인을 받아온 책과, 작가가 제작 전반에 참여한 수제 책, 한정판 및 희귀본 등도 소개되고 있다.

또 페이퍼커팅 북이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의 책들도 진열하고 있다. 이 책은 책 종이를 칼로 오려내 표현한 것으로, 책장을 넘기면 그 구멍 사이로 빛과 그림자가 비쳐 인물과 배경이 드러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책 판매와 굿즈 등 여러 제품들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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