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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빛과 어둠의 순간 오가며 참다운 신앙으로
김선필의 '한국 천주교회사, 기쁨과 희망의 여정'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11.19. 00:00:00
시간·주체 두 축 기준 삼아
과오 고백하는 오늘날까지

한국 천주교회는 자발적으로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였고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행해진 가혹한 박해를 이겨냈다. 천주교 신자인 제주학연구센터 김선필 박사의 '한국 천주교회사, 기쁨과 희망의 여정'은 세계사적으로 보기 드문 신앙 공동체를 일궈온 한국 천주교회사를 살핀 책이다.

김 박사는 시간과 주체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그 같은 한국 교회사를 들여다보려 했다. 조선 후기 이래 240여 년 동안 한국 교회가 겪은 어제와 오늘의 환경이 다르고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서강대 신학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종교사회학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이 같은 바탕 위에 당시 교회가 처했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측면을 폭넓게 돌아보며 천주교회사를 한 권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한국 천주교회가 걸어온 길을 '빛과 어둠의 순간들'로 명명하고 '어둠 속에서 빛을'(1784~1886), '한국사회의 일원이 된다는 것'(1886~1907), '교회와 민족 사이에서'(1907~1945), '혼란 속에서 길을 찾아'(1945~1965), '쇄신과 도전의 시간'(1965~현재)으로 구분해 시대별 상황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한국 천주교회가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조선 후기의 종교운동으로 비쳐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문화와 전통을 무시하고 외세를 끌어들이는 매국노로 여겨졌던 시절과 마주하게 된다. 또한 일본 제국주의와 독재 권력의 편이라는 비판도 들었지만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 섰다.

한국 천주교회사를 한 시간의 단면이나 한 사건으로만 파악할 게 아니라 기쁨과 희망을 위해 길고 긴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으로 이해하자고 제안한 김 박사는 특히 과거의 과오를 고백하고 바로잡기 위한 한국 교회의 노력에 주목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01년 제주의 '신축교안'으로 제주교구가 100여 년 전 비극을 잊지 않으며 참해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눌민.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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