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명이 아닌 본명으로 10년 만에 새 시집을 낸 김지연 시인. 필명 아닌 본명으로 시집 따스하고 촉촉한 이야기 첫눈 보듯 마주하는 '나' 첫 시집 '나는 식물성이다', 두 번째 시집 '열꽃 공희'를 낼 때 그의 이름은 김규린이었다. 그가 이번엔 필명이 아닌 본명을 썼다. '내가 키운 검은 나비도 아름다웠다'라는 제주 김지연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1993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주목을 받았고 앞서 두 권의 창작집을 통해 상처와 열망을 풀어냈다. 10년 만에 출간된 이번 시집에서는 "뒷줄에 서 있는 자신을 불편해" 했을지 모르는 어느 시절의 기억을 돌아보며 "첫눈처럼" 걷는 마음으로 그린 "따뜻하고도 조금은 촉촉한 이야기"를 나눈다. 시집 말미 '장면들'이란 제목으로 덧붙인 산문에서 시인은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연상되는 "슬픔의 맛"을 말하며 그것을 탐닉하고 땅 속 깊이 뿌리박고 번져가는 식물의 위대함을 말한다. 시인이 "비뚤비뚤 흘려 적은 것일지라도/ 가지에 받쳐진 목숨은 모두 빛나는 거라고"('먼나무 열매') 했듯 긴 생을 통과하며 많고 많은 눈물을 흘리고 사는 우리의 삶도 그러할 것이다. 애지. 1만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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